인천의 젊은 연극배우들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꿈을 팩트와 허구가 합쳐진 팩션(faction)형식으로 보여주는 창작 연극이 선보인다.

배우공동체 자투리가 17일부터 21일까지 학산소극장에서 공연할 '백항아리집 큰딸은 어디로 갔을까?'. '백항아리집 큰딸은…'은 현실과 과거의 경계를 오가며 영적 환상과 허구, 현실이 교차한다.

그리고 영상, 사진, 노래 그리고 개인의 리얼상황 등이 퍼포먼스로 펼쳐진다. 말 중심이 아니라 몸과 노래, 소리가 연기 양식의 중심이 돼 공연을 끌어간다.

극단 측은 인천에 사는 젊은 연극인들이 작업하던 공간을 잃고, 무기력에 빠져서, 사소한 것에도 공격적일 때, 혹은 방향성 없이 노는 일에 열중할 때, 이 작품으로 그들을 잡아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즉 그들이 연극을 통해서 자존감을 찾고, 인천에서 연극하기의 정체성을 찾는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연극은 해방직전 1945년 8월 14일 오후부터 일본 천왕의 일본 패망을 알리는 라디오 소리가 들릴 때까지 인천 신포동의 한 삐루점(맥주점)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이 삐루점 맞은 편에는 역사적으로 인천에 실제 존재했던 백항아리 선술집이 있으며, 이 집 큰 딸이 사라지고 백항아리집의 문이 닫힌 상태라는 허구적 상황아래 이야기가 시작된다.

백항아리집 큰딸의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한 삐루점의 이야기가 흐르는 한 가운데 2013년에 사는 배우공동체 자투리 단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우들이 리얼한 상황으로 인천에서의 유년기, 집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와해되는 극단이야기, 연극하기의 좌절을 담담히 다큐적으로 풀어낸다.

문의:배우공동체 자투리(010-3472-3123, 010-2979-8212)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