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의 미술 전시장 관람은 언뜻 이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각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미술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미술관을 찾은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그림을 감상할까.
18일 오후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에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부평구에 있는 시각장애인 보호시설인 광명원 원생 9명이 자원봉사자와 인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작품 감상을 위해 나들이를 한 것이다.
이날 전시회장을 찾은 이들은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와 지적 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중복 장애인들이다.
인솔교사 이상용(36)씨는 "시각장애인들도 미술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인식시켜 주고, 주로 집에만 있는 시각장애인들의 문화 체험 차원에서 피카소 전시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은 그림에 사람은 몇 명이 나오는지, 색채는 어떻게 구성됐고, 인물의 표정은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등 그림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고, 자기 나름대로 머릿속에서 그림을 재구성한다고 한다.
피카소 전시회를 관람한 시각·지적 장애인 모현일(32)씨는 "서…설명만 드 드 들어가지고는 무…무슨 그림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근데 이 이 이름만 알고 있던 피카소 전시회장을 오게 돼 기쁘다"고 했다.
모씨와 같이 시각과 지적 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손수민(30·여)씨는 피카소를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선생님이 피…카소를 서 설명해줘서 오늘 자 잘 알게 됐다"면서 기뻐했다.
인솔교사 이씨는 "서울에서 열렸던 고흐, 샤갈 전도 이들과 함께 다녀왔었다"며 "시각장애인들은 그림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