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결정적인 염려는 사회적 기업은 있으나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를 발견하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놀라는 독자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적 기업 모델의 공모에 참여한 사람들이 바로 사회적 기업가가 아니겠냐고 반문할 것이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공모 제안자들 중에는 상금을 노리는 소위 '공모 전문가'조차 있었다고 보고되었다. 이들은 실제 사회적 기업을 추진하지는 않고 상금만을 위해 온 동네 공모제에 참여하는 그룹이라는 것이다. 이들을 제외하고 나면 수익 모델이 성립되지 않거나 취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측면으로 운영될 수 있지만 사회적 기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고, 수익 모델이 성립하는 경우는 오히려 그 사업을 추진할 기업가는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 지원을 통해 청년실업자와 노동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은 당장 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업도 중장기적인 자립 능력이 없다면 기업으로 지속될 수 없다. 정부 지원이 없을 때를 대비하는, 그리고 자신의 사업체를 번창시킬, 그래서 현재보다 더욱 사회적 공헌을 높일 기업가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 운동과 동의어가 아니다. 사회적 기업을 복지로 보는 것은 오류이다. 복지는 복지이고 기업은 기업이다. 사회적 비즈니스가 복지와 만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같은 목적의 사회적 행위는 아니다. 사회적 기업은 최소한의 자생력을 갖도록 항상 수익을 찾는 기업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문제의 해결과 기업으로서의 수익확보라는 두 측면을 적절히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이 바로 '사회적 기업가'이다.
사회적 기업을 제대로 살리려면 반드시 기업가정신을 불어넣어야 할 듯싶다. 충만한 기업가정신으로 사회적 기업을 키우고 성장시킬 능력을 가진 인력이 많아질 때, 사회적 기업의 패러다임이 우리 사회에서 한 기업유형으로서 정착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 지원단체인 아쇼카 재단의 '빌 드레이트'가 보는 사회적 기업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가 정의하는 사회적 기업가는 저소득층에 일자리를 주는 기업가나 기업의 이익을 환경운동에 기부하는 부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변화와 영리 활동의 산술적인 결합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사회적 기업가라 부르는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탄생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적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서둘러야 할 과제로 생각된다. 세계적인 프로그램인 '어큐먼 펠로우십 프로그램'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그 프로그램은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목적으로 2006년에 시작되었는데, 비즈니스에 필요한 지식이나 네트워크 그리고 기능적이거나 전문적인 기술을 약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선발된 사람은 7주간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뉴욕사무소에서 받으며, 그들은 빈곤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탐구하고 개인적인 네트워크, 리더십 기술 등을 연마한다고 알려진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초기 시점에서는 우선 대학과 연계해서 사회적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을 출범시킬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사회적 기업에 '기업가정신'을 반드시 찾아 주어야 한다.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