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6·25 휴전 60년을 맞아 7월 27일을 'UN군 참전의 날'로 선포했다. 참전 16개국 노병들과 의료 지원국 등 27개국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렇게 선포했고 "대한민국을 지켜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지당한 처사다. 특히 미국은 무려 5만4천246명(국방부 군사연구소 자료)의 생때같은 젊은 목숨들을 보도 듣지도 못한 한반도 땅에 바쳤고 영국 1천257명, 터키 904명 순이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방패와 방벽, 방파제, 보루가 돼 주었고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수호신이 된 것이다. 백골난망의 은혜다. 이번엔 또 참전국 출신 음악가들이 26일 '평화음악회'를 열었고 참전 용사들의 후손들―혈맹의 후예들은 '코리아 네트워크'로 결속한다고 했다.

미국도 27일 의회에서 6·25 휴전 60주년 행사를 가졌고 "6·25는 무승부가 아니라 한국의 승리"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들이 이겼다며 7월 27일을 '전승절'로 부른다. 올해는 사상 최대의 군사퍼레이드를 벌였고 전몰자 묘지 준공식도 가졌다. 군사퍼레이드 참관석의 김정은 곁엔 리위엔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있었고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은 연설에서 그에게 말하듯이 "전쟁 당시 중국이 인민의용군을 파견해 피로써 도와주었다"며 혈맹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그날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한 김태훈 소경아 지경심 등 초등학생들의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낱낱이 전했다. "미국은 원수다" "반드시 쓰러뜨릴 것이다" 등.

웃기는 건 또 일본이다. 한국이 이번 행사에 일본을 초대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게 27일 도쿄신문 보도였다. 참전은 안했지만 미국 등 우방국이 일본 내 시설을 이용하도록 도왔다는 이유다. 화재가 난 바로 옆집에 물 한 바가지 끼얹지 않은 채 구경만 했지만 양동이다 사다리다 뭐다 멀리서 달려온 천사들이 갖다 쓰도록 도왔다는 소리다. 그런 일본은 전 프로레슬링 세계 챔피언 안토니오 이노키(猪木) 등 100여명이나 이번 북한 행사에 참가했다. 얄미운 것도 가지가지지만 아무튼 6·25 혈맹은 영원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