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만명이상 인구 유입
경기침체·개발사업 중단 속
상당한 시장규모 유지 '강점'
새로운 프로젝트 참여 수월
녹색기후기금 유치 '호재로'
타지역출신 큰 비중도 이목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이 연이어 인천에 진출하자 그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이 서울, 경기도와 함께 수도권에 속해 자연스럽게 지방은행의 타깃이 되었다는 분석이 큰 틀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인천만의 지역적 특색이 지방은행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표 참조


■ 멈추지 않는 성장

부산은행과 전북은행 등에 따르면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장'이 계속 이뤄지는 도시다.

인천 진출을 계획할 당시의 부산은행 내부 시장 분석에 따르면, 인천은 매년 10만명 이상의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또 인천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동인더스파크는 매년 8%씩 입주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부산은행은 지방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남동인더스파크 내에 지점을 세웠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지역 통계를 보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개발사업 중단 속에서도 인천은 여전히 상당한 경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사람과 돈을 계속 끌어당긴다는 뜻이고, 더불어 금융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건이 된다"고 풀이했다.

■ 송도국제도시의 변화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 본부가 들어설 예정이고,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유치에 청신호가 켜지는 등 인천이 국제 금융시장과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지방은행이 인천 진출에 속도를 낸 이유다.

또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우인터내셔널 등 송도내 대기업 이전이 급물살을 탄 것도 지방은행에게 큰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이외에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도 지방은행이 인천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인천 역시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공항·항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새로운 프로젝트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A은행 관계자는 "본점에서 모은 예금으로 수도권내 PF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지방은행의 전통적 수익 창출 기법"이라며 "특히 지방은행은 PF사업 참여에 도움을 줄 정치권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인천 등 수도권에서 일어나는 정부, 지자체 주도의 PF사업 참여가 수월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 애향심이 무기

인천에서 타 지역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도 지방은행의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현재 인천시민 열 명 중 한 명은 부산, 인천시민의 3분의 1은 전라도 출신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북은행 측은 "지방은행은 영업 전략에서 애향심을 제외할 수 없다.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더라도 고향을 생각해 지방은행을 선택해 주시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인천지점을 중소형 가계대출 중심 점포로 정하고, 아파트 밀집도가 높은 길병원 인근에 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1일 열린 남동공단지점 개점식에서 성세환 부산은행 은행장이 "인천은 100여개가 넘는 출향기업체와 부산은행 거래처가 뿌리 내리고 있는 가족 같은 도시"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