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형 '브더욱 글로리'
음식점·여행사·소매점 사업
정치적 난민 3명 뜻모아 설립

수익 일부 인권개선위해 사용
노동자서 사업가로 성공꿈꿔


미얀마 이주민들이 인천에 설립한 협동조합형 기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7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남부역 인근 미얀마(버마) 불교 사원 옆에 문을 연 협동조합형 기업 '브더욱 글로리(Padauk GLORY)'는 미얀마 전통음식점, 미얀마 여행사, 소매점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브더욱 글로리의 상임이사인 미얀마 이주민 소모뚜(Soe Moe Thu·36)씨는 "비록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사업가로 출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미얀마 불교 사원이 있는 부평6동에는 상당수의 미얀마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이나 경기도 안산에 사는 미얀마 이주민들도 찾아온다.

브더욱 글로리는 '빼뾱터밍저'(발효콩 볶음밥), '러펫예'(전통차) 등의 전통음식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달래준다.

여행프로그램을 기획해 함께 할 미얀마 이주민들을 모집하고 부산 해운대로 놀러가기도 한다. 개업한 지 2주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미얀마 이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브더욱 글로리를 설립한 미얀마 이주민 소모뚜, 뚜라(Thura·40), 제이민(Zay Min·56)씨 등 3명은 한국에 15년 이상 살면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이주민 인권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적 난민이다.

뚜라씨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이주민 인권운동을 함께 한 동료들이 모여 협동조합 정신을 바탕으로 창업한 회사"라며 "이익의 일부를 미얀마 사회와 이주민 인권개선에 쓸 것이다"고 강조했다.

브더욱 글로리는 출자한 사람이 3명이라 아직까지 완전한 협동조합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소모뚜씨를 비롯한 동료 미얀마 이주민 15명은 브더욱 글로리를 설립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매달 30만원을 모았다.

하지만 동료 미얀마 이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기엔 한국에서의 삶이 시간적·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미얀마 음식점과 여행사 등의 주력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동료들을 끌어모아 협동조합의 모습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제이민씨는 "브더욱(Padauk)은 미얀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나무"라며 "회사를 브더욱꽃처럼 활짝 피워 한국에서 미얀마 이주민들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