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홍제1동 다가구주택 화재발생 당시 이면도로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화재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불법 주차차량들은 소방차의 현장접근을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초기진화에 실패, 소방관들의 귀중한 목숨을 빼앗아갔다.
 이 사고를 계기로 화재발생시 초기진화에 필수적인 소방통로 확보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불법 주정차로 인한 소방업무의 각종 문제점을 점검해보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 등을 2회에 걸쳐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화재 진압은 초기 5분이 중요하다?'
 매일 화재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뜨거운 불속을 넘나드는 소방관들은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 5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화재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은 불과 본격적으로 싸워보기도 전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과의 씨름때문에 그 귀중한 5분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급속한 차량증가와 주차면적 부족으로 이미 주택가의 이면도로는 주차장이 돼버린지 오래다.
 지난 2월말 현재 경기도내 차량 등록대수는 251만6천397대, 그러나 주차면수는 169만6천730면으로 차량 전체 등록대수의 68.2%에 불과하다. 인천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차량이 64만8천여대, 주차면수는 32만4천여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차량에 비해 주차면적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운전자들은 밤이면 주택가의 이면도로와 도로를 점거한 채 노상주차 신세를 지고 있다.
 이들 차량 때문에 소방관들은 현장 출동이 늦어져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위급한 상황에서 불법 주차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힌 소방관들은 마이크로 급하게 차량번호를 외치며 주인을 찾지만 쉽지가 않다.
 차량주인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의 대문을 두들기며 뛰어다니다보면 소방관들의 속은 다 타들어간다.
 아예 불법 주차차량을 소방관 4~5명이 들어 옮긴후 화재현장에 접근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기도 한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화재건수 7천709건 중 출동 지연건수는 1천23건으로 전체의 14.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도내에는 재래시장, 고지대, 주거밀집 지역 등 소방차가 통행이 곤란한 지역이 180개소(7만6천579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소방차 통행이 아예 불가능한 지역도 3개소(650m)에 달한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최근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초기진화에 실패,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며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신태기자·sinta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