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갑대 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장
올해 여름 장마는 특정 지역에만 많은 비를 뿌리고 있어 '반쪽 장마'라고들 한다. 유난히도 서울을 비롯한 경기북부와 강원도 영서지방에 7월 들어 연일 폭우가 집중됐다. 여름철 재해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 이번에도 중부지역 호우로 강물이 범람해 도로가 잠기거나 유실되는가 하면,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도로를 막고,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과 농작물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재해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여름철 재해예방대책을 수립·시행하고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피해예방 및 행동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으나 또 아까운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안타깝게 한다.

산림청에서는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 산사태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산사태 예방대책'을 수립해, 도시·생활권 산사태 취약지역 집중관리, 산사태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예방활동 강화 및 예방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그리고 우기 이전 기존 사방사업지 점검 및 피해 우려지 비닐피복, 임도변 측구정비 및 숲가꾸기 사업장의 재해위험요인을 제거토록 했으며, 광산, 철탑 등 산지전용지는 사업자로 하여금 현장을 점검해 피해예방 조치토록 하고, 유사시 주민대피를 위한 상황전파 및 긴급대피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 개개인이 각종 재해에 대한 안전수칙을 이해하고 잘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생활 속에 정착돼야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요즘 도심을 벗어나 산천이 수려한 시골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일부 주택이나 창고 등 시설물의 입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수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산비탈 계곡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빈발하는 요즘 상황으로 보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특히,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와 함께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하는 실정에서 산림 연접지역에서 건축은 수해뿐만 아니라 산불로부터 위험성 등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성도 고려돼야 한다.

또한, 여름 장마철 폭우시에는 외출을 삼가거나, 강물이 불어나는 하천변이나 낙석 우려지역 등 위험지역에는 접근하지 말라는 보도 또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음에도 사소한 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되어 큰 피해를 당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번 7월 중순 중부권 폭우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불행한 인명피해와 그 주변의 상황을 들어보면 우리가 얼마나 안전에 안일한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형과 기후 등 다양한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산사태 등 여름철 재해를 인위적으로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예방과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면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재산 등 기타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통상적으로 매년 여름 1∼2개의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불어와 태풍 때마다 많은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금년 여름 태풍에 철저히 대비해 귀중한 인명을 보호하고, 재산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각종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은 우선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하고, 학교나 직장, 마을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에 동참, 실천하는 등 안전을 생활화하고, 유사시 공공기관에서 발령하는 위험경보에 따른 행동요령을 잘 이행함으로써 나와 내주변의 불행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조갑대 산림청 서울국유림관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