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시내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한 고금리 사채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가 '신용불량자는 앞으로 금융기관에서의 대출 등 각종거래에 있어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발표이후 사채업자들이 돈줄이 막힌 서민들을 상대로 사채영업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채업자들은 “싼 이자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며 서민들을 현혹시켜 대출전까지 자신들의 돈을 쓰게한 뒤 고금리 이자를 받아 부당이득을 챙기는 등의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가정주부 윤모씨(31·계양구 용종동)는 지난 2월 경매위기에 몰린 친정을 도와주기 위해 신용카드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렸다가 혼쭐이 났다. 윤씨는 신문에 나오는 카드대출, 차 대출, 연체대납 등의 광고를 보고 사채업자에게 약정서를 작성해 주고 신용카드로 1천만원을 건네받았다. 이후 연체가 되면서 이자가 엄청나게 늘었고 결국 남편에게 들통나 돈은 모두 갚았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아직까지 불편한 상태다. 대출 당시 서류를 꼼꼼히 챙기지 않고 돈을 빌리는데만 신경쓴 것이 화를 부른 것이다.
 최모씨(26·여·서구 석남동)는 사채업자에게 1천만원을 빌렸다가 '도망자' 신세가 됐다. 단란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1천만원을 빌렸던 최씨는 이를 갚으려고 사채업자에게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았다가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바람에 이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현재 이자와 원금을 합해 빚이 1천500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사채업자들의 빚독촉을 감당하지 못해 친구집 등지를 떠돌고 있다.
 남동구 간석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씨(42)는 올초 인근 상인들과 가끔 모여 카드게임을 즐기다 큰 돈을 날렸다. 처음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인근 부동산 등지에서 '포카판'을 벌였으나 판이 커지면서 본전 생각에 사채업자에게 3천만원을 빌렸고 불과 이틀만에 이를 모두 날렸다. 강씨는 최근까지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4천만원 정도를 갚지 못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처럼 사채업자들은 주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신용불량자들을 상대로 불법영업을 일삼고 있으며 구성원들도 금융기관 퇴출자, 명예퇴직자, 조직폭력배 등의 조직망을 갖추고 있다.
 최근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신용불량자 고객의 연체대금을 대신 갚아주고 그 명의로 은행에서 다시 대출을 받아 이미 갚아준 돈과 30%의 선이자를 떼는 인터넷 사채업자도 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현재 신용불량자는 개인사업자를 포함 230만3천367명(개인 211만8천441명, 법인 18만4천926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순수 개인 신용불량자는 202만2천8명이며 신용불량 기록이 보존돼 있는 개인 99만510명을 합치면 신용불량으로 금융활동 제약을 받는 개인은 모두 301만2천518명이다. 또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 수는 99만355명으로 순수 개인 신용불량자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부·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