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8쪽짜리 선거공보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미 알려진대로 이번 교육감 선거는 선거방법이 극히 제한돼있다. 교육위원선거구(6개)마다 1회씩 개최되는 소견발표회와 언론과 시민단체 등이 개최하는 초청 대담·토론, 그리고 선관위에서 선거인단인 학교운영위원에게 발송해주는 선거공보 뿐이다.
 이중 소견발표회는 개최장소 인근의 학교운영위원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고, 대담·토론은 대부분 선거일정상 거의 끝난 상태다.
 따라서 선거공보는 전체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홍보수단인 셈이다. 당초 경기도선관위는 13일쯤 선거공보를 발송할 예정이었으나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공보를 갖다 맡기며 하루라도 빨리 발송해줄 것을 요구해 12일 발송을 완료했을 정도다.
 각 후보들이 8쪽짜리 지상(紙上)유세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런만큼 선거공보 차별화에 쏟은 후보들의 정성도 대단하다.
 겉표지만해도 조성윤후보는 자신이 직접 창안한 도교육청의 슬로건으로 학부모들의 귀에 익은 '늘푸른 경기교육'을 앞세워 변화보다는 안정을 강조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바꾸어야 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자신의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박종칠후보는 자신이 21세기 경기교육을 책임질 교육전문가임을 전면에 내세웠고 전호철후보는 '사람이 바뀌어야 경기교육이 바뀐다'고 제목을 달았다. 이은홍후보는 아예 '확 바꾸어 놓겠다'고 '바꿔' 주제에 충실했다.
 전교조활동을 한 이중현후보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보고싶다'는 제목 아래 어린이들과 함께 한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조영효후보는 '일요일에도 가고싶은 학교 교육청이 바로서면 이루어진다'며 역시 어린이와 함께 한 사진을 내세웠고 김형익후보도 '꿈을 가진자 만이 꿈을 줄 수 있다'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앞세웠다. 모두 피폐한 교육현실을 감안한 감성적 접근을 시도한 것.
 내용면에서도 차별화에 심혈을 쏟은 흔적이 역력하다. 이중현후보는 변화를 주도할 40대의 참신성과 함께 범시민후보임을 강조한뒤 따뜻한 심성의 시인임을 내세워 안정감을 부각시켰다. 조영효후보는 그동안 자신이 번역한 십수권의 아동도서를 촬영한 사진과 방송인 이계진씨등 각계 주요인사들의 지지메시지를 한페이지씩 전재해 눈길을 끌었다.
 김형익후보는 각페이지마다 '기호1번'과 함께 자신의 교육철학과 공약을 제목으로 뽑아올려 정책과 공약을 읽으면서 1번을 기억시키는 효과를 노렸다.
 이은홍후보는 타후보에 비해 공약보다는 '일에 몰두한 사람, 청렴한 사람' 등 자신의 인성을 홍보하는데 비중을 둬 공약을 남발하기 보다는 교육감의 자질론을 앞세우는 차별화를 시도했으며 전호철후보는 미모의 여성모델을 앞세워 '준비된 교육감'이라는 슬로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눈길을 모았다.
 박종칠후보는 와이셔츠 차림의 독사진및 학생들과 함께한 사진을 전면에 시원하게 게재한뒤 14가지 공약을 일목요연하게 실어 이미지와 공약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편집이 돋보인다.
 조성윤후보는 현직답게 한 페이지를 학교운영위원들이 경기교육의 안정과 발전에 성원해준 점에 감사를 표하는 방식으로 연대감을 표시한뒤 4년간의 업적을 자세히 실어 차별화를 도모했다.
 /윤인수기자·isy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