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상주하는 정부 기관들이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않아 보안문제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은 출입제한구역을 A부터 F까지 6개 등급으로 나눠 해당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곳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공항경찰대의 경우 전체 직원 138명중 절반 가량만 정식 출입증을 발급받고 60여명은 임시출입증을 사용해 통제구역을 제대로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정보·수사 요원들도 포함돼 있어 공항내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해도 출입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한 공항공사가 일부 경찰관에게 에어사이드 지역이나 출국심사구역 등 주요 제한구역의 출입허용 등급을 주지 않고, 필요성이 적은 구역의 출입 등급을 허용하는 등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항경찰대의 한 직원은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해야 할 사항인데도 제한구역 출입허용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사 보안팀 직원들에게 출입통제를 받고 있다”며 “보안요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억지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원은 “3층 출국장과 1층 입국장 제한구역 출입등급을 받았으나 1층과 3층을 통과하는 구역의 출입허용을 받지 못해 출국장을 빠져나와 입국장으로 들어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관의 사정도 비슷하다. 보세구역에 대한 경찰의 출입을 꺼리고 있어 범죄인 체포 및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또한 외국인 총기소지 및 폭발물 발견시에도 정보기관이 일방적으로 조사를 해버리는 등 기관사이에 마찰을 빚고 있다.
 실례로 지난 11일 오전 9시 40분께, 10시 30분 북경행 KE851편으로 출국하려던 인도네시아 국적 T씨의 수하물에서 총으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됐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국정원과 기무사, 경찰대, 폭발물처리반이 합심조를 구성, 수하물을 개봉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정원이 T씨조차 입회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수하물을 개봉하는 등 공항 보안검색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결국 이날 총으로 의심되는 물건은 권총형 라이터로 확인, T씨는 다음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이에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5일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발견하고도 경찰을 소외시키고 보안검색을 실시하는 등 기관사이에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항 상주기관의 한 관계자는 “관계기관마다 이해관계에 얽혀 정보를 독점하거나 기득권을 얻으려고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라며 “공항이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서로 협조해 철저한 보안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호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