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농구 대표팀이 6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아레나에서 열린 2013 남자농구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12강) 1차전에서 바레인을 96-51로 대파했다. 4쿼터 큰 점수차로 앞선 한국팀이 대학생인 문성곤, 최준용, 이종현, 김종규, 김민수(왼쪽부터)를 전원 투입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마닐라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16년 만의 세계무대를 향한 막판 스퍼트에 들어간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전을 치른다.

카타르에 패배하면 3위 안에 들어 내년 스페인 월드컵(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겠다는 희망이 그대로 사라진다.

조별리그에서 자랑한 수비 조직력, 강력한 압박, 베테랑과 대학생 신예의 신구조화 등도 헛심 과시로 막을 내릴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지면 탈락"이라며 "이 시점에서 선수들에게 더 요구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선수이 정신적으로 잘 무장됐다"며 "의지를 높이 사지만 부담 때문에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카타르는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이 각각 33위, 36위로 비슷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카타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1패(이란전)만 당했다. 주최국인 필리핀에 패배했으나 일본, 홍콩, 대만을 꺾었다.

▲ 1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3 남자농구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과 중국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이 시합을 앞두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닐라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카타르는 섬세한 조직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라인업 전체가 외곽포를 가동한다는 사실이 위협으로 관측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맹위를 떨치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 허슬 플레이를 앞세워 카타르의 예봉을 꺾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재학 감독은 "카타르 농구는 투박하지만 신장과 힘을 겸비했다"며 "전 선수가 3점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이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가드진부터 가세하는 압박으로 카타르를 공수전환, 볼배급 때부터 질식시키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유 감독은 "공격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수비는 언제든 똑같이 할 수 있다"며 "카타르의 득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경기 내내 이어질 수비전, 체력전을 위해 고득점하는 선수를 집중적으로 기용하기보다는 여러 선수를 고루 기용하겠다는 복안도 소개했다.

한국 라인업에서는 체력, 투지가 강한 가드 김민구(경희대), 포워드 최준용(연세대), 문성곤(고려대), 센터 김종규(경희대), 이종현(고려대) 등 대학 5인방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조별리그 실전을 거치면서 이들 신예는 베테랑들과의 호흡에 탄력이 붙어 기여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베테랑 프로 선수인 가드 양동근(모비스), 김태술(인삼공사), 조성민(KT), 김선형(SK), 포워드 윤호영(상무), 빅맨 김주성, 이승준(이상 동부)의 노련미와 실전 감각도 절정을 치고 있다.

경계해야 할 카타르 선수로는 미국프로농구(NBA)를 오래 경험한 귀화 스몰포워드 자비스 헤이스(198㎝)가 첫 손에 꼽힌다.

헤이스는 2003-2004시즌부터 2009-2010시즌까지 빅리그를 누볐고, 이번 대회에서 경기평균 20득점을 기록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헤이스가 고비에서 카타르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윤호영, 최준영 등이 번갈아 가며 잘 수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