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시즌 11승 달성. 류현진이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평균 방어율 2점대와 함께 11승째를 챙겼다.

류현진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로 1실점만 하고 다저스가 4-1로 앞선 8회초 타석 때 대타 제리 헤어스턴과 교체됐다.

1점도 수비수 실책으로 내줘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남지는 않았다. 사4구는 3일 시카고 컵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탈삼진은 7개.

이날 역투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3.15에서 2.99로 떨어트려 다시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결국 5-1로 승리해 올 시즌 22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11승(3패)째를 올렸다.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5연승을 달린 류현진은 에이스클레이튼 커쇼(10승7패)를 제치고 팀 내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류현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도 16차례 경기로 늘렸다.

류현진은 이날 110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스트라이크가 72개였다. 최구 구속은 시속 93마일(약 150㎞)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이날 류현진은 빠른볼로 승부하기보다는 체인지업과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 등 그간 보여줬던 볼 배합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1회를 늘 어렵게 넘겨왔던 류현진은 이날은 삼자범퇴로 끝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특히 3번 타자 앨런 크레이그에게는 볼 하나를 먼저 던진 뒤 투심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 순으로 구종을 바꿔가며 차례로 포수 미트에 꽂아 루킹 삼진으로 타석에서 쫓아냈다.

▲ 11승째를 달성한 류현진이 팀동료들과 하이 파이브로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2회에는 맷 홀리데이와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연속으로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저스 타선은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은 세인트루이스의 신예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미니카공화국)를 상대로 3회 선제 득점을 올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칼 크로퍼드의 내야안타와 마크 엘리스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깨뜨렸다.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3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피트 코즈마는 129㎞의 체인지업, 투수 마르티네스는 116㎞의 커브, 톱타자 맷카펜터는 126㎞의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4회 중견수 앤드리 이시어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2사 후 홀리데이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프리즈에게도 다시 중전안타를 얻어맞았다. 이때 이시어가 타구를 한번 더듬은 뒤 다시 잡아 2루로 던진 공이 베이스에 맞고 수비수가 아무도 없던 유격수 자리 쪽으로 구르면서 1루 주자 홀리데이는 3루를 거쳐 홈까지 편안하게 들어왔다. 프리즈도 2루까지 달려 역전 위기까지 맞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림없이 제이를 1루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그러자 류현진과 호흡을 맞추는 주축 포수 A.J. 엘리스가 '류현진 도우미'로 직접 나섰다. 5회 2사 1,3루에서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려 다저스가 4-1로 다시 앞서게 했다. 이 한방에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르티네스는 강판당했다.

류현진은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 선발승의 요건을 갖춘 뒤 6회에는 첫 타자 카펜터를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살려 보냈지만 카를로스 벨트란의 내야땅볼 때 유격수 디 고든의 호수비로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뒤 크레이그를 삼진, 홀리데이를 우익수 뜬 공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특히 크레이그는 공 10개를 던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153㎞의 포심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 이날 두 차례나 삼진으로 물러나게 했다.

7회에도 첫 타자 프리즈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으로 되돌아가게 하는등 다시 한번 삼자범퇴 이닝으로 장식했다.

다저스는 8회에도 류현진과 교체 투입된 헤어스턴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아 한발짝 더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