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극복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시각장애가 이렇게 힘든지 미처 몰랐습니다….”
 인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21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18일 마련한 '2001 한마음 장애체험 대회'에서 눈에 안대를 하고 시각장애를 체험한 김만금씨(45·여·남동구 논현동)의 소감이다. 그는 “지하철 시청역에서 문화예술회관역까지 한 정거장을 온 것뿐인데도 너무 힘들었다”며 “앞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장애인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으면서 생활하는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지하철을 탄 황지현씨(29·인하부고 교사)도 “평소 지하철을 탈 때는 전혀 몰랐는데, 목발을 짚고 걸어 다녀보니 계단이 너무 많고 좁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시민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함께 살아가려는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장애인의 편의가 증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행사를 통해서라도 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사와 함께 행사에 참가, 도우미 역할을 맡은 박성우군(16·인하부고 1년)은 “이번 체험을 통해 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을 겪고 사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됐다”며 “앞으론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장애인을 보면 자리양보나 짐을 들어주는 등 적극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접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한 이병철 인천시사회복지과장(52)은 “지난해 장애인체전을 계기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많이 설치하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올해 안으로 공공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100% 완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엔 정상인 70명이 참가, 7명씩 10개조로 나눠 안대를 하거나 휠체어·목발 등을 하고 1시간여동안 종합터미널과 시청, 세무서, 지하철, 극장 등을 이용했다. /정진오기자·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