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시즌 12승 달성.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1회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인 류현진이 에이스 맷 하비를 이겼다'.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의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를 대표하는 괴물 투수 대결에서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맷 하비(24·뉴욕 메츠)에 판정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솔로홈런 1개를 내줬을 뿐 7이닝을 1점으로 막고 4-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올스타 휴식기 이후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91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중인 메츠의 기둥 하비는 다저스 타선의 집중타에 6이닝 동안 4점을 내줘 시즌 4패(9승)째를 당했다.

다저스 타선이 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2위를 달리던 하비의 방어율을 2.09에서 2.23으로 올려놓은 덕분에 이 부문 1위인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88)도 반사이익을 얻었다.

한국에서 98승을 올리고 메이저리그로 옮긴 류현진과 풀타임 첫해를 뛰는 하비의 결정적인 차이는 경기 운영능력이었다.

하비는 직구 평균 구속으로 시속 155㎞를 던지고, 여느 투수의 직구에 맞먹는 148㎞짜리 슬라이더를 뿌리는 투수다. 우완 정통파 파워 투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 류현진 시즌 12승 달성.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이 1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12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1점을 내주고 4-1로 앞선 상태에서 8회 교체됐으며 경기가 다저스의 4-2 승리로 끝남에 따라 팀내 최다승 투수이자 내셔널리그(NL) 신인 최다승 투수로 우뚝섰다. 사진은 5회 다저스의 A.J. 엘리스(오른쪽)와 후안 우리베(가운데)가 닉 푼토의 안타로 홈으로 들어와 즐거워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왼쪽) 타석으로 걸어나오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만큼은 류현진에게 못 미쳤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였다. 비록 구속은 뒤졌으나 직구의 정교함에서 하비를 압도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우타자 후안 라가레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홈런을 맞자 곧바로 볼 배합을 바꿨다. 왼손 타자 몸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 우타자 몸쪽에 낮게 깔리는 슬라이더로 최근 재미를 봤지만 슬라이더를 맞자 대신 직구로 밀어붙였다.

류현진은 시속 148㎞짜리 직구로 오른손 타자 몸쪽을 낮게 파고들어 괴롭혔다. 제프 켈로그 주심의 볼 판정이 애매모호했지만 류현진이 스트라이크와 다름없는 직구를 잇달아 포수 미트에 꽂자 가뜩이나 못 때리던 메츠 타선은 더욱 위축됐다.

1회 1사 1루에서 말론 버드를 3루수 병살타로 요리한 공도 낮게 스트라이크 존을 관통한 직구였고, 땅볼 10개를 유도한 공도 대부분 직구였다.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이뤄지자 류현진은 슬라이더, 커브를 아낀 대신 체인지업만으로도 손쉽게 메츠 타선을 요리했다.

류현진과 달리 힘으로 다저스와 맞선 하비는 병살타 3차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5회 4번째 고비에서 주저앉았다. 1-0으로 앞선 5회 하비는 1사 1,3루에서 시속 156㎞짜리 직구를 닉 푼토에게 던졌다가 좌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2점을 줬다. 하비의 직구는 스트라이크 존 높게 형성됐고,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얻어맞기 시작했다.

하비는 6회 커브와 슬라이더로 볼 패턴을 바꿨으나 마크 엘리스와 야시엘 푸이그에게 잇달아 안타를 맞았고 다시 A.J 엘리스에게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주고 무너졌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