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진교 남동구청장은 경인일보 창간 68주년 자치단체장 릴레이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순석기자
민간재단 창립 후 기부금 1년새 배 증가 '나눔문화 확산'
사회적 경제 '일자리 창출' 위해 공단 구조 고도화 필요
북한이탈주민·사할린동포 등 다양한 상호 소통도 강조


배진교 구청장은 에어컨도 켜지 않고 여름을 보내고 있다. "덥지 않냐"고 묻자 "다른 직원들도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28도가 넘어야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거푸 부채질을 한다.

배 구청장 집무실 가운데에는 넓은 원탁이 놓여 있다. 별도의 응접세트 없이 원탁에 앉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는 뜻이다.

남동구는 행정의 중심지이자, 구월동 로데오 거리 등이 있는 상업 중심지다. 남동인더스파크가 있는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고 어촌과 농촌이 공존하는 도시다.

2016년이나 2017년이면 택지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는 배 구청장은 이젠 행복지수를 높이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18년이면 남동구 개청 30주년이다.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배 구청장과 취임 후 3년 동안 걸어온 길을 회상하면서 남동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동이행복한재단 창립 등 사회공헌과 복지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유는.

"남동구의 목표는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행복한 사회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나 지방정부만으로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한 사회구성원을 민간이 감당해줄 때 복지그물망이 튼튼해지는 것이다. 그래야 새롭게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복지 전달체계인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동(洞)복지위원회를 만들었다.

반대도 있었고, 기존 자생단체가 하는 일과 중복된다는 우려와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찾아가는 방문서비스로 복지사각지대도 줄일 수 있다. 소액 기부나 봉사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구에 기부된 금액이 4억4천만원이었는데, 2012년 8억8천만원으로 두배 늘었다. 1만~2만원씩 낸 분들이 많았다.

올해는 7월말까지 11억3천만원 정도가 모였다. 2천500여명이 기부금을 냈다. 이 기금으로 동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이나 사회공헌활동에 쓰자는 뜻에서 민간재단인 남동이행복한재단을 만들었다. 10만원 정기후원 200기업과 1천원 소액 후원자 5만명이 목표다."

-기업 SOS 이동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지원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동공단은 남동 인더스파크로 명칭을 바꿨다. 서울디지털단지 등과 마찬가지로 구조고도화사업을 할 것이다. 주차난 등은 아직 문제다. 하지만 항만과 공항이 인접한 지리적 조건이 좋다.

남동구를 떠났던 기업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도 돌아오고 있어 기업체 수도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인력수급이나 근로자 자녀 교육 등에 남동구가 큰 이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도 어려운 소기업이 많다. 지자체는 중소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구조고도화 사업을 위한 재정지원도 함께 해야한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일자리 창출은 곧 기업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전통적인 자본주의 방식이다. 다른 나라를 보면 일자리 창출이 기업 육성 방식을 뛰어넘는다.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사회경제정책과를 만들었다. 현재 남동인더스파크에 남동출장소가 있는데 본청의 유관기관 역할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원관리 등만 하는 한계를 보여 기업지원과를 신설했다."

-남동구는 소래포구, 소래습지생태공원, 인천대공원 등 관광객이 제주도보다도 많은 관광도시다. 관광인프라를 어떻게 키워나갈 생각인가.

"소래포구는 최근 구가 정비작업을 벌여 잘 정돈된 모습을 갖췄다. 도로를 정비하고 개인이 설치한 불법 건축물과 구조물을 철거했다. 현대화를 하고,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포구의 정취는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선박들이 정박할 어항을 조성하기 위해 무역항을 해제해야 한다. 이미 해지절차에 착수했다.

공공사업으로 시흥시와 남동구가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한화교의 경우 해수부에 10억원을 지원받아 경관조성사업을 벌인다.

이 곳에 자전거길을 만들면 소래와 시흥시를 잇는 또 다른 도로가 생기는 것이다. 이제 물왕에서 소래포구까지 자전거를 타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소래생태공원과 시흥 해양생태공원 양쪽이 무료로 자전거를 타고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공동으로 소래철교에 경관을 조성하는 것도 협의하고 있다.

그리고 관광자원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이승훈 묘역이다. 천주교 유지재단과 성지화사업을 추진한다. 국비요청사업으로 인천시와 같이 추진하는데 또 다른 관광인프라가 될 것이다. 소래포구에 와서 먹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남동구 전체를 녹여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많은 사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치단체가 겪고 있는 구의회와의 갈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비결이라면.

"서로 정당이 다르다보니 오히려 사업을 투명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의회에서도 주민을 위한 사업에 반대하지 않는다.

구의회에서 집행부가 예상치 못했던 것을 요구하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수용하기도 한다. 우리 사업은 누구에게 일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방이 있는 경우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 집행부와 의회는 구민 50만을 중심에 놓고 한다. 그리고 기관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조화롭게 조정하면 의회도 기꺼이 힘을 실어준다. 50만 구민을 위해서 하는 사업에는 한 마음이다."

-남동구는 다문화 중심지인 만큼 문화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남동구는 사할린 동포 500명, 북한이탈주민 1천480명, 외국인 근로자 등 다양한 사람이 산다. 북한이탈주민의 경우 제3국을 경유해서 오기 때문에 소통의 어려움 등 이중적 문제가 있다.

구청장으로서 보니 처음에 구에 거점이 없었다. 지역적으로 커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논현동 하모니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정 등 같은 나라 출신끼리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 설립했다.

남동구에 1만7천명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시혜차원에서 일방적인 지원을 하는 방식은 안된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소통해야 한다. 오는 12월엔 사할린 어르신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복합문화센터가 준공한다.

언어소통에 어려움 때문에 어르신들이 경로당 가기도 어렵다. 이 분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분들의 자녀가 방학동안 남동구에 체험활동을 올 수 있도록 구가 보조하고 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