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날마다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 기기의 보급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다양한 사건과 소식들을 실시간으로 전해주지만, 다양한 원천에서 공급되는 방대한 정보량으로 인해 수요자 중심으로 정보의 취사 선택이 이뤄지고, 공급자는 수요자의 이목을 끌어당길 수 있도록 기사의 제목을 보다 자극적으로 붙이고(일명 '낚시'), 제목만으로 기사를 열람한 수요자는 반대로 낚시질을 당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자극이 우리가 취하는 정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음식 등 우리 주변의 문화 전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가에서도 막말 논란에 정책과 토론이 실종되고, 음식도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이 넘치고 인공감미료가 다량 첨가된 자극적인 맛이 우리의 식탁을 지배하고 있으며, 급기야 인터넷 커뮤니티 대표의 한강 투신 장면이 생중계되는 등 사회 전체가 갖가지 '자극'들로 가득하다. 물론, 이런 자극이 꼭 나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며 진정한 정보화 사회 혹은 조금 더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자극이 반복되면 사고와 감각의 편향을 초래해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쉬운 예로, 내가 알고 있는 오랜 업력과 전통을 가진 냉면집의 경우 중장년층 손님은 깊은 맛에 만족감을 느끼지만, 인공감미료 맛에 익숙한 동반 자녀들은 도무지 왜 맛집이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비록, 본연의 맛과 역할을 지켜가는 것이 그 시절의 유행에 역행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노력이 아닌가 싶다.
순간의 이목을 끄는 중독성 높은 비트와 노출이 심한 옷차림보다는 아름다운 음악과 예술적인 안무로, 뜨내기 손님만 겨냥한 인공감미료 가득한 음식보다는 오래된 단골 손님을 위해 긴 시간 정성껏 우려낸 국물처럼 깊은 맛으로, 금융기관의 경우 여신과 수신, 보증기관은 신용보증 등 본연의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추구해서 우리 사회 전체가 하루하루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유지되고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선병곤 신용보증기금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