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5만번째 관람객으로 두 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이유림씨가 김은환 경인일보 인천본사 사장으로부터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받고 있다. /임순석기자
"평생 500원짜리 복권 한 번 당첨돼 본 적이 없는데, 이게 꿈이 아닌가요."

20일 오후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여느 때와 같이 그림을 보러 온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오후 4시30분쯤 전시회 기획사 관계자가 "조금 있으면 5만번째 관람객이 탄생하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공지하자, 전시장 입구에 길게 늘어서서 입장을 기다리던 관람객들이 순간 술렁이기 시작했다.

'혹시 내가 아닐까'라는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기획사 관계자가 두 딸과 함께 전시회 입장을 기다리던 40대 주부에게 다가가 "축하합니다"라고 말하자, 주위에 있던 관람객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 5만번째 행운의 주인공이 된 이유림(41·인천 남구)씨는 "진짜 내가 5만번째 관람객이 된 게 맞냐"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냈는데 거기에 피카소 전시회 안내 책자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아이들 학원 끝나고 오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큰 행운을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인생에 있어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예매는 어제 남편이 해줬는데 같이 왔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씨는 "두 딸이 모두 미술에 관심 있어 해 학원을 보내고 있다"며 "서울에서만 미술 전시회를 봤었고 인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러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설명해 주기 위해, 직접 피카소 전시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작품 설명이 담겨있는 글을 프린트해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런 전시회가 인천에서 열리면 멀리 서울까지 갈 필요가 있겠냐"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인천에서 좋은 미술 기획전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