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준 칼럼니스트·환경미디어편집위원
녹조가 한반도의 강과 호수를 뒤덮고 있다. 환경재앙의 서막인가 아니면 매년 8월이면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인가. 연일 30도가 넘는 날씨가 벌써 50여일째 계속돼 그 현상은 예년보다 더욱 심각하다. 올 6월 이미 경기도 용인시 기흥저수지에 나타난 녹조에 이어 이번 녹조사태로 정부 부처도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 강과 하천 호수에 녹조가 발생하는가. 녹조전문가들은 조류 발생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 내에 있는 질소나 인 성분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한다. 최근 점오염원은 어느 정도 관리가 이루어지는 반면 비점오염원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점오염원에 따라서 부영양화 현상이 좌지우지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낙동강 '녹조라떼' 현상이 심한 현장에 가면 합성세제 거품이 엉켜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올 봄 용인시와 성남시가 탄천에 방류된 합성세제를 놓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인 일이 있었다. 즉 죽전 하수처리장에서 제대로 처리 안 된 거품세제를 탄천으로 흘려보낸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3개월 후인 6월 용인시 기흥저수지는 온통 녹조로 뒤덮여 물고기들이 폐사했으며 악취가 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기흥저수지의 문제나 지금 전국의 강과 하천에서 심각히 드러나고 있는 녹조라떼 현상의 주범은 바로 합성세제인 것이다. 합성세제는 석유계 탄화수소 따위를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든 것으로 대부분 알킬벤젠설폰산나트륨이다. 합성세제에 들어있는 세척촉진제인 인산염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소로 작용해 하천의 부영양화 현상을 부추긴다. 그리고 합성세제의 잔류성분은 우리나라 상수도 정수시설로는 완전히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든가 하수처리장 기능을 보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국민들이 합성세제 사용을 줄이는 일이다. 가능하면 주방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세제 대체장치나 인산염이 안 들어간 완전 친환경 세제를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생활폐수를 보다 개선해야 한다. 이 보다 더 좋은 예방방법은 없다.

성남시가 최근 하천 수질개선과 생태계 보전의 일환으로 '합성세제 줄이기' 순회 교육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정말 시의에 맞는 일이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친환경 세탁비누 만들기와 유용미생물 발효액을 활용, 합성세제 사용량을 줄이는 녹색생활 실천운동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석유화학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국민운동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재준 칼럼니스트·환경미디어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