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결된 한중 마늘협상과 관련, 전국의 마늘생산 농민들이 '자국농민을 외면한 굴욕적인 협상'으로 규정하고 전국적으로 연대해 강경투쟁을 벌이기로 하는 등 반발이 드세지고 있다.
이번 한중 마늘협상 타결로 마늘 추가수입이 불가피해지면서 마늘값 폭락이 현실로 나타나자 전국 농민관련 단체와 농민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정부의 국내 마늘농가 보호를 위한 특별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마늘 협상에서 한국은 신선·저장(초산)·냉동 등 작년 민간 미수입분 1만300t을 8월말까지 도입하고 올 연말까지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민간부문 수입량 등 3만2천t을 더 들여 오도록 돼 있다.
여기에 정부가 농산물가격안정기금으로 작년에 수매한 1만4천t도 아직 창고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올해 국내 42만여 농가에서 생산 예정인 45만t 가량의 햇마늘이 출하되면 마늘값의 대폭락이 예상된다.
경북지역 최대 한지형 마늘주산지인 의성 경우 올해 7천여농가에서 1만4천여t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마늘협상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달 초까지도 kg당 2천원대에 거래되던 산지 마늘가격이 지난해 마늘파동 때보다 낮은 1500원대로 25%나 떨어졌다.
이 때문에 오는 6월중순 수확을 앞두고 상인들의 발길마저 완전히 끊겨 밭떼기 거래가 없어졌다.
전남지역도 무안 신안 고흥 해남 등 마늘 주산지를 중심으로 햇마늘 출하시기를 앞두고 최근 중국산 마늘 추가도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밭떼기 거래가 완전히 끊겼으며 가격도 kg당 1500원선으로 평년 2133원과 지난해 같은 시기 1650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남해, 창녕 일대에서 5만3천여농가가 5300㏊의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경남지역도 중국산 마늘 수입 사실이 발표되기 전에는 밭떼기 거래가격이 평당 7천~8천원에 형성됐으나 현재는 아예 찾는 사람조차 없어졌다.
제주지역도 올해 3093㏊에 4만8880t의 마늘 생산이 예상되고 있으나 아직 저장마늘이 1300t 가량 남아 있는데다 마늘 추가도입 영향으로 현재 상품 ㎏당 1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1830원에 비해 20% 가량 떨어졌다.
충북지역도 지난해 중국산 마늘 수입 파동 등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감소했다.
특히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해 마늘파동으로 올해 재배면적이 크게 줄고 양파와 겨울배추, 대파 등의 재배면적이 늘어나 마늘파동이 다른 작물의 추가적인 가격하락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내달 10일께인 제주·남해지역의 난지형 마늘 수확기와 6월 중순께 의성지역의 한지마늘 수확이 시작되면 마늘값의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농민들은 우려했다.
이에따라 의성농민회와 한농 의성연합회·의성 농촌지도자회 등 농민단체들은 조만간 외교통상부, 농림부 등 중앙정부 관련 부처와 중국 대사관을 항의 방문하고 전국의 산지 농민단체들과 연대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의성군의회도 오는 30일로 예정된 임시회에서 중국산 마늘 추가수입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해 정부 관련 부처와 국회에 보내기로 했다.
의성농민회 김학천(39) 사무국장은 "전국의 42만여 마늘 생산 농가들이 연대해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강력히 투쟁하기로 하고 현재 규모와 시기 등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와 남해지역 농민들도 "정부가 중국과의 마늘협상에 굴복해 농민들의 마늘재배 의욕을 꺾었다"며 국내산 마늘의 가격안정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수입을 강행하면 전국 농민들과 연대해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전남지역 농민단체들도 정부가 농산물 최저 예시가격을 1250원에서 최소 1700원으로 확대하는 등 가격안정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등 전국 농민단체와 마늘재배 농가들이 정부의 마늘협상 결과에 크게 반발하면서 전국적인 연대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마늘재배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만든 기금으로 마늘을 수입해 국내 농산물과 농민들을 죽이고 있다"며 "정부는 수입마늘의 제3국 수출 등 마늘 소진을 위한 특별대책을 마련해 마늘농가 보호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남 무안, 신안, 경북 의성 등 마늘 주산단지의 119개 회원농협으로 구성된 마늘전국협의회는 24일 "중국산 마늘을 추가수입하기로 한 협상책임자를 문책하고 국내 마늘가격 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마늘전국협의회는 '한중 마늘협상 결과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부당한 중국의 압력에 밀려 또다시 중국산 마늘을 수입하기로 한데 대해 분노와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며 "농민을 희생양으로 삼은 협상책임자를 문책하고 농업의 특수성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통상정책을 지양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치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