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가정보원 문제와 관련, 22일 "저부터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정국에 대해 "총체적 국기문란의 진상을 밝히고 투쟁을 흔들림 없이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못 지키는 대표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저부터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이날 꺼내든 '정치적 명운'은 당 대표를 맡은 이후 최고 수위의 발언이다.

국정원 개혁과 댓글의혹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 등의 요구사항과 관련,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밝힌 것으로, 민주당의 향후 원외투쟁이 지금보다는 강력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단기간 승부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천막을 칠 때 장기전을 각오했다.

어느 때보다 당 의원들의 단결과 끈기, 결기가 필요하다"며 "대표로서 다시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두려움 없이 전진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 평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원칙과 신뢰의 정치는 지난 6개월간 많이 사라져버렸다"며 "지난 반년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민행복시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기문란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국민요구에 국정조사 방해와 침묵으로 일관했고 대선 때 약속했던 경제민주화는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은 이날 국정원의 예비비 형식의 예산편성을 폐지하기 위한 예산회계에 관한 특례법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김 대표가 이날 '정치적 명운'이라는 말까지 꺼내들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대응여부에 따라 대치정국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