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일반인 한조로
경기 매순간 '동고동락'
현역선수들 배구 지도도


"나경원 이모를 상대로 경기를 해서 행복했어요."

22일 오후 수원 만석공원 배드민턴 전용경기장에서 만난 박미선(여·성북장애인복지관)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조를 이뤄 경기를 펼치는 유니파이드 스포츠(Unified Sports)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배드민턴 경기에 출전한 후 "나경원 이모를 상대로 경기를 해서 행복했다"며 기뻐했다.

이날 박미선씨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한 조를 이뤄 나경원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과 오선빈(수원시장애인복지관)씨 조를 15-6으로 꺾었다.

나경원 회장과 염태영 시장은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점수를 따낼 때면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고 선수들이 힘들어 할 때는 격려를 해주며 경기를 진행했다.

나경원 회장은 "미선씨가 평소에는 이모라고 하면서 잘 따르는데 경기에 들어가서는 전혀 봐주지 않고 승리만 생각하고 뛰는 것 같았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 못지않게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가 장애인이라는 편견으로 장애인을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태영 시장도 "장애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며 그들의 순박하고 밝은 모습에 마음이 행복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 체육과 복지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 수원실내체육관에서는 또 다른 의미있는 시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참 2013~2014시즌 정규리그를 준비해야 하는 남자 프로배구 수원 KEPCO45 선수단이 오후 훈련을 중단하고 홈경기장인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아 장애인 배구 선수들의 일일 강사로 나선 것.

KEPCO 선수들은 30여분간 제10회 한국스페셜올림픽 전국하계대회 배구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토스를 가르쳐 줬다.

또 센터 김영래를 비롯해 몇몇 선수들은 장애인 선수들이 던지는 질문에 답변을 해주기도 하며 기념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국내 남자 프로배구 최고령 선수인 방신봉(39)은 "배구 선수 생활 29년 동안 장애인 선수를 지도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지하게 배우려는 모습에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었다. 다음에도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래도 "전에도 이런 행사가 있었을 때 참여한 적이 있었다. 이런 자리가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