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복선전철 공사장인근
금호건설 이장통보도 없이
마구잡이 공사 강행 '유실'
묘지못찾은 유족 망연자실


성남~여주간 전철 기반공사에 참여중인 금호건설이 연고자가 있는 묘지를 무단으로 훼손해 유족들의 반발을 사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22일 금호건설 등에 따르면, 오는 2015년 준공 예정으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여주군 여주읍 교리를 연결하는 총 연장 57㎞의 성남~여주간 복선전철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시공자인 금호건설이 공사구간인 여주읍 교리 산 17 일대 위치한 묘지 2기를 무단으로 파헤쳐 유족들이 유골조차 찾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훼손된 묘지가 위치한 임야는 개인 땅으로 수십년 전부터 훼손된 묘지뿐만 아니라 무연고 묘지 7기가 있어 지난 2011년 유·무연고 묘지 이장공고를 내고, 지난 6월부터 이장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제가 된 묘지도 유족측은 지난달 초 이장할 계획이었지만 묘지가 감쪽같이 사라진 가운데 유골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수일째 굴삭기 등을 동원해 묘지를 찾고 있지만 이미 벌목 등 토목공사가 진행되면서 주변 지형이 변해 묘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은 "2년 전부터 건설사측에 연고자가 있음을 알렸다"며 "무연고자 묘지에 대해서는 이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장 통보가 없어 묘소를 찾았는데 이미 모두 훼손된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무연고자 이장을 담당했던 장례업체도 "이장할 당시 2기의 묘지는 연고자가 있어 그대로 남겨뒀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묘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측은 "묘지가 훼손된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고 있지만 벌목공사 과정에서 묘지가 함께 훼손된 것 같다"며 "묘지가 위치했던 일대를 더 찾아보고 이후 유족들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들은 묘지가 불법으로 훼손됐다며 건설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여주/박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