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코스피가 정보기술(IT) 종목의 강세로 급등해 6거래일 만에 1,91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고 기관의 매수세도 더해져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8.20포인트(1.50%) 오른 1,913.0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1,910선을 넘은 것은 지난 5일(1,916.22)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부 신흥국 금융위기설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린 가운데 한국 증시는 비교적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87개국 증시 시가총액 자료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일 현재 1조900억 달러다.

신흥시장 중에서는 홍콩(3조2천300억 달러)과 중국(3조1천600억 달러) 증시만 앞에 있을 뿐이다.

또 미국(19조4천920억 달러), 일본(4조1천780억 달러), 영국(3조5천460억 달러) 등 선진시장을 포함하면 87개국 가운데 11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국 증시는 연초에 찍었던 최고치 1조1천790억 달러에는 다시 닿지 못했으나 다른 시장이 신흥국 금융위기설로 크게 요동친 것만큼 흔들리지는 않았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으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정점을 찍었던 6월 중순 이후에 9천650억 달러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하순 다시 1조500억 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는 브라질 증시가 6월 초 한국 증시에 추월당한 이후 1조 달러 선 아래로 추락해 1일 현재도 9천206억 달러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시장 심리를 얼어붙게 한 신흥국 금융위기설의 진원지인 인도 증시 역시 7월 말 한국 증시에 밀린 이후에도 추락을 거듭해 현재 9천50억 달러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 증시 시총은 1천100억 달러에 불과해 한국은 신흥국의 대표격인 브릭스(BRICs) 중에서 중국을 제외한 3개국을 모두 앞지르게 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도 최근 1개월간 2% 이상 상승해 2% 하락한 MSCI 전세계지수, 3% 이상 떨어진 MSCI 신흥지수보다 성적이 양호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여러 신흥시장이 경제 기초에 대한 의심을 받으면서 흔들리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의 이유로 다른 신흥시장보다 상대적으로 큰 안정성,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점, 미국·유로존·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경제기초 회복 조짐 등 3가지를 꼽았다.

유익선·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증시의) 위기 완충능력에 대한 재평가일 뿐 아니라 거시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포함된 것"이라며 "안정성과 성장성에 대한 동시 신뢰 회복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87개국 증시 시총은 6월 24일 총 52조6천57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중순 57조 달러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 신흥시장의 위기설에 따른 동요에 뚝 떨어져 현재 54조6천80억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