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개혁 추기경 존경 한몸에
젊은 사제부터 대주교 시절까지
업적·위기대처 일화 등 한권에

투병·연구업적 망라 입체적 묘사
난해한 우주론 쉽고 재밌게 설명
현대물리학 패러다임 이해 도움


▲ 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누구인가(Pope Francis)┃매튜 번슨 지음. 제병영 옮김. 하양인 펴냄. 390쪽. 1만8천원.
▲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His life and work)┃키티 퍼거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펴냄. 504쪽. 2만2천원.
신간치고 제목이 너무 밋밋하다. 재치있는 제목과 발랄한 문구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아도 모자란 요즘 출판시장의 형편을 감안하면, 성의가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름이 곧 제목인 이 두 권의 책은 북극성이나 북두칠성만큼이나 익숙한 우리 시대의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혜성처럼 나타나 요즘 가장 반짝거리는 가톨릭 교회의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제목만큼 가감없이 정직하게 보여준다.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이자 역사가인 매튜 번슨이 쓴 '교황 프란치스코 그는 누구인가'에는 베네딕토 16세 교황 사임 이후 콘클라베를 통해 추기경 베르골료를 새 교황으로 선출했던 과정과 교황 프란치스코의 생애가 담겨 있다.

새 교황의 젊은 시절 이야기와 현대 아르헨티나의 암흑시대에 예수회원이 된 그의 사제생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로서 이루어낸 업적과 그의 앞에 놓인 위기와 대처에 관한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지난 2월 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교황직 사임에서부터 시작된다.

598년 만에 일어난 현대 교회 사상 가장 놀랄 만한 사건으로 기록될 교황의 사임보다 8년 전, 그러니까 사임한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2005년 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과 함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도 콘클라베에서 유력한 후보자로 알려져 있었다.

베르골료는 추기경들 사이에서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분'으로 여겨지며 깊은 존경을 받았다.

새 교황이 된 베르골료 추기경은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선택했다. 청빈을 사랑했고, 개혁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의 생애와 더불어 교황이 된 이후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 청년대회 강론 모음을 함께 엮었다.

'스티븐 호킹'의 저자 키티 퍼거슨은 1986년 가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호킹과 처음 만났다. 그 뒤로 저자의 인생은 달라졌다.

호킹의 우주론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대중 과학 강연자이장 집필가로 나선 그는 1991년 호킹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 '스티븐 호킹:모든 것의 이론을 찾아서'를 집필했다.

저자의 첫 번째 '스티븐 호킹'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를 모체로 호킹의 어린 시절, 근육위축가쪽경화증의 발병, 생존을 위한 개인적 투쟁, 우주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 등 호킹의 최신 연구 업적과 근황 등을 망라해 그의 일대기를 더욱 자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저자는 20년 이상 물리학과 우주론에 대한 대중적인 글을 쓰고 과학 강연을 해 온 장기를 살려 호킹의 과학적 연구를 일상적인 비유를 활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중력 이론과 상대성 이론, 시공간의 곡률, 고전적 플랙홀 이론, 우주배경복사, 초대칭 이론, 힉스장 등 호킹의 복잡하고 난해한 우주론을 설명하면서도 이 책에는 Ε=mc2라는 수식 단 하나만 등장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호킹의 생애를 그린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현대물리학의 패러다임 변천과 발전 양상을 알 수 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