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의 임원 낙하산 인사와 전직 회장에 대한 초호화 예우로 불거진 '방만경영' 논란이 여타 금융 관계기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증권전산) 내부에선 최근 우주하 사장이 고등학교 동기 동창의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코스콤은 올해 비정규직 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의 아버지가 우주하 사장과 동기 재경동문회에서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스콤 내부는 술렁였다. 우 사장은 이례적으로 정규직 전환 채용면접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자 가운데 3명은 기간제를 포함해 5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고, 기사급 자격증도 2개 이상 있는데 나머지 한 명은 근무경력이 1년 반에 불과한데다 자격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특혜 채용 의혹을 샀다"고 말했다.

금융 공공기관인 코스콤은 작년 직원 연봉이 평균 9천480만원으로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 중 하나다.

친인척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코스콤은 지난 1월 언론대응 관련 연구용역을 공식 연구기관 대신 우주하 사장과 같은 성씨를 가진 특정 개인에게 맡겼다.

언론인 출신인 우모씨는 6개월 동안 언론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코스콤이 요청하는 특정 사안에 대한 자문 의견서 등을 내고서 3천만원을 받았다.

또 코스콤이 지난 5월 친인척으로 알려진 또 다른 우모씨가 고문으로 있는 언론단체에 홍보비 조로 1천만원을 집행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같은 달 이 언론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코스콤 우주하 사장, 금융IT 한류로 세계시장 개척'이라는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공공기관인 코스콤이 사장의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일부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며 "코스콤은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우주하 사장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우 사장은 "두 명의 우모씨와는 성이 같을 뿐 친척관계가 아니다"면서 "언론 자문용역을 맡긴 우모씨의 경우 대외홍보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려다 여의치 않아 개인에게 용역을 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 사장은 특혜 채용 의혹에 휘말린 직원의 아버지와 동기 동창인 사실을 인정하면서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했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고, 문제가 된 직원에게 점수를 더 많이 주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각종 의혹의 제기되는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기관장 교체기를 맞아 '전임 사장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 사장은 임기가 올해 연말까지였지만 모회사인 한국거래소의 김봉수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직후인 지난 6월 3일 사의를 밝혔다. 금융 공공기관장 인선이 '낙하산 논란' 등으로 지연되면서 우 사장은 세 달 넘게 사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 사장은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1년 코스콤 사장으로 임명됐다.

우 사장은 작년 국정감사에선 '부인을 대동한 외유성 출장'과 '과다한 판공비 사용 문제'를 지적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