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경륜등 매출액 감소 뚜렷
지난해 기간대비 562억 덜 걷혀
언제부터인가 경제가 어려우면 도박으로 돈이 몰리는 것을 사회통념처럼 받아들여 왔다.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적은 돈을 투자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일명 한방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한방, 사회통념은 1998년 IMF는 물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사회통념이 최근 깨졌다. 부동산과 금값 등이 경기를 타며 급등락을 할 때 꾸준함을 이어오던 사행성산업이 최근의 극심한 경제난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과천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올 8월 25일 기준 220만87명이 방문해 9천648억1천여만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객 233만4천647명, 1조490억7천만원보다 13만2천560명(5.7%), 842억원(8%)이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조원에 미치지 못한 매출액은 올 초 계획한 매출금액(1조865억6천만원) 대비 1천217억5천만원(11.2%)이 부족한 것으로 마사회가 체감하는 마이너스 폭은 더욱 크다.
이 같은 사정은 경륜·경정도 마찬가지.
2012년 기준 매출액은 경륜 1조9천억원, 경정은 6천65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중에만 5%가 감소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계절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5~10%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기도가 이들 기관에 징수하는 레저세도 직격탄을 맞았다.
레저세는 경마·경륜·경정 등에 대해 부과하는 소비세 성격의 세금으로, 마권이나 경주권을 판매하는 한국마사회와 한국체육진흥공단의 발매금액에서 원천징수하는 세금을 말한다.
도가 이들 기관으로부터 8월 말 기준 징수한 레저세는 모두 3천1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천666억원에 비해 562억원, 15.3%나 줄어든 수치다. 경기도 재정이 벼랑끝에 몰린 이유 중 하나다.
레저세가 도의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 수준에 불과하지만 1원이라도 아쉬운 경기도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액수임에는 틀림없다.
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해도 레저세가 덜 걷힌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레저세가 감소했다는 것이)도 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