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드는 청년 취업자들이다. 전체적인 취업 형편은 나아지고 있지만 청년취업만은 안타깝게도 열외에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 그들에게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 유독 20대 취업률은 전반적인 고용동향과는 동떨어져 있다. 여러 통계지수를 보더라도 청년실업률은 8%대로 지난해와 거의 다를 바 없고 청년층 고용률도 50%를 훨씬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럴까? 왜 한창 꿈을 펼쳐야 할 그들에게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다. 일과 노동의 가치보다 일자리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왜곡된 직업관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소기업이 인재를 못구해 인력난에 허덕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뭔가 자리를 잘못잡은 직업관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대기업에서 일의 가치와 보람을 느끼기보다 대기업에 몸담고 있는 그 자체가 만족을 주고 있는 것이다. 만일 똑같은 일이 주어지더라도 요즘 젊은층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한다. 물론 여러가지 환경적인 차이 때문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연봉만 보더라도 대기업이 훨씬 높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모두에게 문이 열려있지는 않다. 누군가 일자리보다 일에 가치를 두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꿈꾸는 일을 찾아 중소기업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왜곡된 직업관이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20대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구조의 개선없이는 우리나라의 청년취업에도 미래가 없다.
이러한 의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하게 자리잡고 있어 이제는 대졸자들이 주위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눈높이 조절만으로는 취업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예컨대 자식이 중소기업 취업을 어렵사리 결정하더라도 부모가 못마땅히 여겨 취업을 말리는 일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것이 왜곡된 직업관으로 말미암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50대 이상 우리 세대는 대학만 졸업하면 어렵지않게 취업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너무나 딴판이다. 고교 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는 요즘, 그들이 가진 일자리에 대한 생각 또한 우리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젊은층이 생각하고 있는 좋은 일자리는 현실적으로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청년실업 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직업관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지금의 고용시장은 역대 최대의 혹한기로 보인다.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일자리보다 일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 젊은층 뿐 아니라 부모세대인 우리 또한 올바른 직업관을 가져야 한다. 유연한 직업관, 청년실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기업·정부 모두가 합심해 이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한희준 (사)중소기업 융합 경기도연합회 수석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