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메워 만든 송도신도시에 또 다른 동식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가 지난 6개월 동안 송도 LNG기지내 너구리의 이동권 등을 연구한 결과, 매립돼 조성된 송도신도시 곳곳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너구리도 송도신도시 전역에서 살고 있었다. ┃관련기사 3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송도LNG기지 주변에 모두 20마리 안팎의 너구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서만 너구리 14마리가 포획됐다.

너구리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권을 확인한 결과 LNG기지 4지구뿐만 아니라 LNG기지 내,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 LNG야구장 등 넓은 반경으로 너구리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송도신도시 내에서도 너구리가 포획됐다. 너구리 포획에 도움을 준 공주대학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너구리는 대부분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의 너구리는 다양한 동식물을 먹이로 삼고 있었다.

배설물을 통해 파악된 너구리 먹이로는 갯강구, 각종 곤충류, 괭이갈매기 알, 괭이갈매기, 청개구리, 들쥐, 메기, 붕어 등이 있었다.

이들의 존재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추가로 확인했다. 송도LNG기지 4지구 웅덩이에서는 메기, 붕어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송도LNG기지와 송도신도시에서는 멸종위기종 조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새제비 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황조롱이, 저어새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국립생물자원관을 통해 확인됐다. 송도신도시에서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식물인 '위성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같이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는 토양이 있다는 점에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매립에 사용되는 토양에서는 이 같은 동식물의 서식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문홍 연구사는 "매립에 사용된 흙 자체가 생명체가 자라기 좋은 흙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어디서 이런 흙을 가지고 왔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도신도시 개발이 계속돼 기껏 조성된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서 연구사는 "앞으로 너구리 서식 공간이나 초지에 건물이 들어선다면 너구리가 생존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기가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로드킬을 당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것 같다. 이 때문에 꾸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