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4역' 홀로 연기
음악감독까지 맡아 기대
세계인 감성 자극할 무대


소리꾼 이자람의 '사천가'가 오는 28~29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자람의 '사천가'는 판소리 장르로 구분되지만, 보통의 판소리와는 확연히 다른, 판이 다른 판소리 공연으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연마다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악사들을 포함해 10명 남짓의 출연자들이 꾸미는 무대지만, 공연은 쉴새 없이 희로애락을 선사한다. 이자람이 소리뿐 아니라 작, 작창, 음악감독 역할까지 맡았으며 공연중에도 1인4역을 연기한다.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희곡작가이자 연출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서사극 '사천의 선인'이 원안으로 요즘 한국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사천가'는 뚱뚱하고 못생겼으나 마음만은 누구보다 착한 백수 처녀 '순덕'의 곡절 많은 삶을 담고 있다.


착한 순덕은 신이 내린 돈으로 분식집을 차리지만 온갖 사람들이 몰려와 거덜을 낸다. 파산 직전에 처하자 마음을 독하게 먹은 순덕은 남장을 하고 사촌오빠인 척하며 그들을 쫓아낸다.

그러나 생활이 안정되기 무섭게 사기꾼같은 사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신은 더욱 착하게 살라고 돈을 주었지만, 그 돈 때문에 순덕은 착하게 살기가 너무 힘들어져버렸다.

'나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은 나를 그렇게 살게 두질 않는다'며 그런 세상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살아가는 순덕을 보며 관객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경기도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사천가'는 어떻게 사느냐보다는 '살아남는 자만이 강하다'라고 강요하는 세상 속에 던지는 유쾌하고 통쾌한 우리들의 속 시원한 외침"이라며 "매력적이지만 어쩐지 멀게만 느껴져 왔던 판소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전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한 우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시간 28~29일 오후 5시. 티켓 4만~5만원. 7세 이상 관람가. 문의 및 예매:(031)230-3440~2, 1544-1555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