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거리는 회색빛 도시의 빽빽한 빌딩속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지만 마치 숲속 샘물과도 같다.
이곳에는 예쁜 카페와 전통 찻집을 비롯해 치킨점과 피자집, 편의점, 한식집과 감자탕집, 횟집, 고기집 없는 것 없이 다양한 상가들이 즐비하다. 날씨가 더워지자 점포밖 거리에 파라솔들을 설치하면서 이국적 정취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 나혜석거리는 차가 없는 거리여서 유럽의 도시보다 오히려 더 편안함을 준다. 때문에 도심의 한복판에 있지만 차량의 소음도 매연냄새도 없다.
널찍한 도로에서 아이들이 롤러블레이드나 킥보드를 타며 즐겁게 뛰어 놀수 있어 가족들끼리의 외식장소로도 그만이다. 특히 한 밤 노천카페에 앉아 잔잔한 인생의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시풍경의 일부가 된다.
주부 이경옥(36)씨는 “오랫동안 수원에 살면서도 이런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가족들과 쇼핑을 나왔다가 무심결에 들렀는데 남편과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며 주말마다 산책겸 나오겠다고 말했다.
인근에 직장이 있는 최세훈(37)씨는 벌써 이곳이 단골장소가 됐다.
음식점이 많아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한데다 더운 여름 짜증나고 고된 직장의 하루를 마치고 이곳에 들러 동료들과 시원한 생맥주 한 잔으로 그날의 피로를 푼다.
최씨는 “회사주변에 이처럼 아름다운 야식장소가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라며 “유럽에 출장갔을때 가졌던 부러움이 이제 수원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자랑스러움으로 바뀔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개업, 카페 '카스 앤 락"을 운영하는 박명순(38)씨는 “손님들의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다”며 “아마도 한적하고 낭만적 분위기에다 각종 음식값도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뿔 바베큐" 업주 권혁중(31)씨도 “거리에 벤치를 내놓으면서 손님이 두배 가량 늘었다”며 “손님들이 더 많이 찾도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이 수원의 명소가 될 가능성이 있는 요소는 이뿐이 아니다.
나혜석 거리의 서쪽끝은 갤러리아 백화점, 동수원 뉴코아 등 쇼핑타운과 금융가가 몰려있는 상권의 중심지 인데다 거리 동쪽끝은 효원공원,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수원 야외음악당과 인접해 있어 쇼핑과 문화공연 관람, 산책과 먹거리를 거의 코스처럼 연결할 수 있다.
토요일에는 나혜석 거리에서 각종 축제가 펼쳐진다. 사물놀이패, 거리댄서,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제기량을 뽐내며 '도심속 문화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소년소녀가장돕기, 심장병·백혈병어린이 돕기, 장애인 돕기등을 위한 의미있는 공연들도 열리고 있다.
200여 업소들은 이곳을 연인과 직장동료, 가족들이 편안히 즐길수 있는 '낭만과 문화의 도심 숲"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깨끗함과 친절함으로 무장, 손님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 수원 도심의 작은 공간은 사람과 도시를 하나로 만들어 주는 훌륭한 활력소 역할을 하기에 지나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