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의 서구식 호텔이었던 인천시 중구 중앙동 '대불호텔' 부지가 중구청에 기증된다. 그동안 토지주가 호텔부지에 상가 신축을 추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1888년 인천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 옛모습. /이순우 우리문화재연구소장 제공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우리나라 최초 호텔'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실려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 사진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1888년 인천의 일본인 조계지에 건립된 대불호텔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이라는 점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은 서울에 세워졌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불호텔은 인천항 개항 이후의 한국 근대사와 인천의 도시 정체성을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건축물이다.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인천은 근대 문물과 문화를 받아들이는 도시가 됐다. 또 인천은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근대 문물과 문화를 서울 등 전국 각지로 전파하는 통로 구실을 했다.

대불호텔은 1899년 9월 경인선(인천~노량진·33.8㎞) 개통 이후 경영난을 겪게 된다. 경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 굳이 인천(대불호텔)에서 묵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는 인천이 지리적 위치상 과거 서울의 관문이자 배후 도시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보여준다.

▲ 사진은 '대불호텔' 부지에서 지난 2011년에 이뤄진 유구(遺構) 발굴 작업. /이순우 우리문화재연구소장 제공
하지만 대불호텔이 지닌 건축사적 의의나 문화사적 가치에 비해 본격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인천발전연구원 김창수 인천도시인문학센터장의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김홍섭 중구청장 친동생이 기증하기로 한) 대불호텔 터는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다"며 "대불호텔 터를 인천 개항장에 관한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구(遺構) 위에 강화유리를 깐 뒤 지상 공간을 자료 전시실이나 광장으로 활용한 해외 사례도 있다"며 "근대 건축물, 여행 역사에 대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불호텔 터 옆에 위치한 '원조 대불호텔 터'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인 호리 일가가 벽돌건물인 대불호텔을 짓기 3~4년 전 '원조 대불호텔 터'에 2층짜리 목조건물을 지어 '대불호텔'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했다는 것이다.

/목동훈기자

▲ 사진은 2013년 현재 대불호텔 부지. /이순우 우리문화재연구소장 제공

▲ 사진은 2013년 현재 대불호텔 부지. /이순우 우리문화재연구소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