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호텔' 터 기증을 이끌어내는데는 토지주의 형인 김홍섭(사진) 중구청장의 '오랜 설득과 자기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홍섭 구청장은 "대불호텔 터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동생을 설득해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를 털어놓았다.

"동생이 대불호텔 터에 상가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병까지 얻었을 정도로 마음고생이 무척 심했다"면서 "동생도 대불호텔 터 논란으로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보는 등 무척 억울해 했다"고 전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한 사업이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됐으니, 당사자의 심적 고생은 어느 정도였을지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증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보상 차액과 관련해서는 김홍섭 구청장이 사재를 털어 메우기로 했다.

김홍섭 구청장은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으면 한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2006년 6월 자신의 봉급을 털어 구청 직원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관내 경로당에 쌀을 무상 제공했다 구청장직을 상실했던 뼈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궐선거를 통해 중구청장으로 다시 일하고 있는 그를 향해서는 칭찬보다는 각종 의혹 제기가 더 많았던 게 사실.

대불호텔 터와 관련해서도 '실제 땅주인이 김홍섭 구청장이 아니냐. 자신을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등 온갖 억측에 시달렸다.

김홍섭 구청장은 이번주 중 기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자신과 동생을 괴롭혔던 억측과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데 만족을 하는듯 했다.

그리고 작은 소망 하나. "나중에 구청장에서 물러나면 대불호텔 터에 자그마한 표지석이나 하나 세워줬으면 해."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