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시정이 바르게 되도록 의회차원에서 시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할 생각입니다.”
 인천시의회 李英煥의장(59)의 새해 다짐이다. 여성 특유의 세심함을 무기로 시정에 대해 엄한 시어머니의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뜻이다.
 李의장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여성으로서 전국 최초로 광역의회 의장에 당선됐기 때문.
 李의장의 당선을 계기로 인천시의회는 朴承淑부의장(63)을 포함, 의장단 3석중 2석을 여성이 차지하는 등 '여성 파워'가 시의회의 전면에 배치되는 변화를 맞았다. 남성 위주에서 탈피,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의장 당선이 화제가 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진부한 일인지 모른다. 전국 최초의 여성 광역의회의장인 만큼 李의장에게 거는 지역의 기대와 관심이 남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지방정치 풍토에서 李의장이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감 또한 적지 않다.
 이같은 주위의 시선 때문인지 李의장은 제3대 시의회 제2기 의장직을 맡은 지난 6개월간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토로했다. 비록 술을 마시지 못해 술자리 모임에서 발밑에 수건을 미리 몇장씩 챙겨놓긴 하지만 시의회 의장으로서 대내외적인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 적은 없다는 게 부연설명.
 여성이 의장으로 당선된 후 의원들의 단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의회 의장이 여성이라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주위의 편향된 시각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기초의회와 시의회 의원을 거친 9년 동안의 생활 중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지난 6개월은 정치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29명 전의원의 화합과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일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가정을 꾸려 나가듯이 섬세하게 의정에 임했고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李의장은 이제 새해를 맞이하면서 시 집행부에 대해 보다 엄한 시어머니가 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 시는 올해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비롯, 용유·무의 관광단지, 송도정보화신도시, 월드컵경기장, 신항만 조성 등 현안사항이 산적해 있는 상태입니다. 올해에는 시의회차원에서 현재의 현안사항이 원만하게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 집행부에 한층 더 견제와 독려를 가하겠습니다.”
 李의장은 그러나 인천의 실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와의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시 자체적인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인천의 발전을 저해하는 관련 법률이 개정될 수 있도록 시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 그 혜택이 인천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사회복지 증진, 문화예술 진흥, 생활체육 활성화 등 인천의 외형적인 발전에 걸맞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李의장의 올해 목표.
 李의장은 “이젠 시민 모두가 애향심을 갖고 의원들의 의정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林星勳기자·h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