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소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한 채 서비스는 뒷전이어서 '국제 도시 인
천"의 이미지를 구기고 있다. 주말이면 속칭 '반짝손님"들을 주상대로 영업
을 하면서 정작 인천에 일을 보러와 숙박을 하려는 타 지역 손님들을 거절
하는 등 횡포를 부리기 일쑤인 것이다.
김모(47·충북 충주시)씨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 3일 오전 인
천에서 치르는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미리 도착한 김씨가 인천
터미널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온 시간은 오후 8시께. 이어 하룻밤 묵
을 숙소를 잡기위해 택시를 타고 인천시청 주변 '모텔촌"에 도착한 김씨는
한 여관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말았다.
주말이어서 어디나 '숙박손님"은 자정께에나 투숙이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김씨는 설마하는 생각에 바로 인근 여관으로 발길을 옮겼으나 사정은 마찬
가지였다.
결국 김씨는 하룻밤을 묵기 위해 2시간 가량 남동구 관내를 헤매다 밤 10시
가 넘어서야 간신히 간석오거리 근처의 여관에서 방을 얻을 수 있었다. 김
씨가 이날 찾았던 여관만 무려 10곳. 게다가 방값도 3만~4만원까지 제각각
이었다.
경북 영주에서 친구결혼식에 참석차 지난 2일 인천을 찾은 강모(35)씨 일행
도 김씨와 같은 경험을 했다. 남자 5명이 연수지역 모텔 밀집지역을 돌아다
녔으나 하나같이 숙박을 거부한 것이다. 이들 역시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
우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여관에 여장을 풀 수 있었다.
이처럼 주말이면 인천 곳곳에서 '배짱영업"을 하는 숙박업소들이 수두룩하
지만 단속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천지역에서 신흥유흥가로 떠오른 계양구 계산지구에선 거의 매일
밤 숙박업소측과 이용객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태. 나이트 클럽,
유흥업소, 주점 등이 밀집한 이 곳은 낮에도 방을 구하기 힘들 정도라는
게 업주들의 귀띔이다.
숙박업소가 부족한 연수지역에서도 주말이면 여관 방을 찾기 어렵다. 그러
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고, 방을 얻으려면 손님들은 업주의 '입맛"에 맞춰
가며 투숙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강씨는 “숙박업소들의 횡포를 이렇게 놔두고 2002년 월드컵을 제대로 치
를 수 있을지 한심스럽다”며 “관광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먼
저 숙박업소들에 대한 개선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간혹 가족단위나 새벽 숙박 등을 거부해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조사를 해보지만 현행법상 숙박업소들의 횡포를 근절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며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법규 및 제도 정비
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횡포로 인천 이미지 구긴다
입력 200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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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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