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문제

텅 빈 바다┃찰스 클로버 지음. 이민아 옮김. 펜타그램 펴냄. 452쪽. 2만원

마구잡이식 어획에 등장한 어장 고갈


인간의 탐욕이 부른 바다의 황폐화를 다룬 논픽션. 영국에서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전(前)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자 찰스 클로버가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지는 수산물 남획의 실태와 남획이 불러온 해양생태계 파괴의 실상을 치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정면으로 드러낸 심층르포다.

저자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마주한 현장의 상황은 이미 도를 넘어섰다.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어장은 산업화 이후 몰락했고, 세계에서 어종이 가장 다양하고 풍부한 서아프리카 대륙붕의 어장은 선진국의 신제국주의적 약탈로 고갈되고 있으며,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는 과학자들과 정부의 오만한 대응으로 그 많던 대구가 자취를 감추었다.

미지의 보고인 심해에서마저 사람들이 환장하는 '오메가-3 지방산'을 얻고자 번식률이 매우 낮아 멸종 위험이 높은 물고기까지 잡아들여 푹 고아서 어유로 만들거나 심지어 발전소 연료로 태워버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어시장인 도쿄 쓰키지 어시장에선 참다랑어(참치)가 넘쳐나 가격이 폭락하는데, 지중해에서는 일본에 조달하기 위해 다랑어를 양식하는데도 그 씨가 말라가고 있다.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제대로 규제하기 어려운 남극해에서는 아무나 와서 이빨고기처럼 희귀한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잡아서 '메로'나 '칠레농어'라는 이름으로 둔갑시켜 고급 레스토랑에 납품한다.

저자가 인용한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0년대에 해양에서 살았던 대어의 90%가 사라졌고, 세계의 어획량은 1988년부터 매년 77만t씩 감소해왔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가 지금 즐기는 생선을 우리 다음 세대가 맛볼 기회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할 때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플라스틱 바다┃찰스무어, 커샌드라 필립스 지음. 이지연 옮김. 미지북스 펴냄. 460쪽. 1만8천원.

해양계 파괴하는 플라스틱 '피해자는 인간'


1970년까지만 해도 없었던 플라스틱 쇼핑백은 2011년 한 해 전 세계에서 약 5천억개가 사용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쉽게 썩지 않고 재활용도 힘든 플라스틱은 연간 3억t이나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스틱 해양 오염 문제를 세계적으로 알린 찰스 무어 선장은 '플라스틱 바다'에서 바닷속 플라스틱이 해양 먹이사슬을 엉망으로 만드는 현실을 생생하게 전한다.

무어 선장은 1997년 북태평양을 항해하다가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한다.

'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고 이름붙여진 이 지대는 한반도의 7배 크기로 지구 상의 가장 큰 쓰레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지구 전체의 동물성 플랑크톤보다 6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먹이사슬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무어 선장이 2008년에 조사한 것에 따르면 해양 어류의 주 먹이인 샛비늘치 670마리 가운데 35%가 평균 1㎜의 플라스틱 조각을 삼켰다.

무려 83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샛비늘치도 있었다. 샛비늘치는 심해 어류 생물량의 65%를 차지한다. 참치나 고래의 주요 먹이라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플라스틱이 해양의 유독한 화학 물질을 빨아들인다는 점이다. 공업 지대 해안의 플라스틱 알갱이는 일반 해안의 알갱이보다 독성 함량이 100만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대형 어류와 사람은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누적되면서 증폭된 오염에 희생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제시한 대표적인 예가 극지방에 사는 이누이트족이다.

이들은 청정환경에 살고 있지만 성별 출생 비율이 남아 1명당 여아가 2명이나 되는 등 기형적 현상이 생기고 아기가 저체중으로 조산하는 경우도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