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살해 사건은 최근 발생한 가장 충격적인 범죄였다. 언론을 통해 '아들이 어미를 숨지게 한 이유가 도박빚을 갚기 위한 것이었다', '컴퓨터에 범죄 관련 프로그램이 잔뜩 있었다', '결국 아내는 자살을 택했다더라'는 등의 얘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민심도 흉흉해졌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크게 놀라지 않는 눈치였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사건은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 일쑤였다.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패륜범죄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요즘은 이 같은 패륜범죄가 비일비재하다 보니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 같다. 술을 살 돈을 주지 않는다고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해도, 친구까지 동원해 친아버지의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해도 우리는 인터넷에서 뉴스를 한 번 '클릭'할 뿐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들은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다. 폐허가 된 땅에서 자식들을 위해 당신들은 안 먹고, 안 쓰면서 허리끈을 단단히 조여맸다. 그런 모습을 어릴 적부터 보면서 자랐기에 우리들은 우리 자식들도 금쪽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키웠다.
그런데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요즘 자식들은 눈앞의 돈 몇 푼 때문에 부모를 상대로 너무 쉽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부모를 봉양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느니라(勸君養親 須竭力 當初衣食 被君侵)'. 적어도 앞으로는 존속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윤미향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끔찍한 존속살인 패륜범죄 민심도 '흉흉'
입력 2013-10-0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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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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