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둔 LG 김기태 감독이 코칭스태프들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LG는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직행티켓을 거머쥐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잠실야구장과, 마산야구장,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세 경기를 끝으로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마침내 190일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다.

출범 31년만에 처음으로 9개 구단 체제하에 치러진 2013 시즌은 역대 그 여느 시즌보다 가장 많은 576경기를 펼치며 수많은 기록을 양산했다.

이런 상징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각 팀들은 끝까지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며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에서야 포스트시즌 진출팀들의 순위가 가려지는 유례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삼성이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페넌트레이스 3연패라는 신기록을 작성하며 명문구단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불펜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삼성 철벽 불펜의 뒷문을 지키는 '끝판대장' 오승환은 4월 7일 대구 NC 전서 역대 최초로 250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로서 이미 최소경기 100세이브(180경기), 최연소.최소경기 150세이브(26세 9개월 20일, 254경기), 최소경기 200세이브(334경기), 시즌 최다세이브(47세이브) 등 각종 세이브 부문 기록 보유자인 오승환은 250세이브 고지까지 선점하며 독보적인 마무리로서의 존재를 다시 한번 각인 시켰다.

 
 
▲ LG 트윈스 최동수가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 후 열린 은퇴식에서 동료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승환에게 공을 전달하기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삼성의 안지만 또한 삼성 불펜의 한축을 맡고 있는 선수. 안지만은 8월 18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역대 5번째로 100홀드를 기록했다. 안지만 이전에 100홀드를 달성했던 투수들은 류택현(LG), 정우람(전 SK), 권혁(삼성), 이상열(LG) 등 모두 좌완 투수들이다. 안지만은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한 우완 투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마운드에 오승환과 안지만이 있었다면 타석에는 살아있는 전설 '국민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6월 14일 마산 NC와의 경기에서 1천320경기, 36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역대 최소경기, 최연소 350홈런을 양준혁(전 삼성)에 이어 역대 2번째로 기록했다. 이승엽은 6월 20일 문학 SK 전에서 본인의 통산 352번째 홈런을 쳐내 양준혁의 최다홈런 기록(351홈런)을 경신, 홈런 역사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

이번 시즌까지 358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외에도 7월 5일 잠실 두산 전에서 최소경기 1천득점(역대 8번째, 1천334경기), 8월 28일 대구 NC 전에서 최소경기 3천루타(역대 6번째, 1천370경기) 그리고 9월 13일 대구 롯데 전에서 역대 3번째로 1천100타점을 기록했다. 1천타점-1천득점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이승엽을 포함, 프로야구 역사상 6명 밖에 없다.

11년만에 가을잔치에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뤄낸 LG에는 '캡틴' 이병규가 있었다.

 
 
▲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 후 열린 LG 최동수 은퇴식에서 선수들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타율 0.348로 2005년 이후 8년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되찾은 이병규는 38세 11개월 10일의 나이로 타격왕에 올라 프로원년인 1982년 백인천(전 MBC)이 작성했던 역대 최고령 타격왕(38세 10개월 17일)의 기록을 31년만에 다시 썼다.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병규의 가치는 그가 시즌 중 달성한 기록에서 나타난다. 이병규는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1회초 단타, 3회초 홈런, 5회초 2루타에 이어 7회초에는 3루타를 터뜨리며 역대 15번째 싸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는데 이 날 이병규의 나이는 38세 8개월 10일로 종전 최고령 싸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던 2003년 양준혁의 33세 10개월 19일을 훌쩍 넘어섰다. 싸이클링 히트는 2009년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두산 이종욱이 기록한 이후 약 4년만에 나온 기록이다.

또한 이병규는 7월 3일 잠실 한화 전부터 10일 잠실 NC전까지 4경기에 걸쳐 10연타석 안타라는 신기록을 작성, 최고령 타격왕의 탄생을 예고했다. 종전 최다 연타석 안타 기록은 2004년 당시 SK 소속이던 김민재가 기록했던 9연타석 안타이다.

LG는 마운드에서도 노장들의 분투가 빛을 발했는데 이 중심에는 현역 두번째 최고령 투수 류택현이 있었다. 역대 투수 최다 출장 기록(899경기) 보유 선수답게 홀드 기록에서도 정우람(전 SK)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던 류택현은 7월 16일 사직 롯데 전서 통산 118번째 홀드를 기록, 정우람을 제치고 통산 최다 홀드 기록을 수립했다. 2013 시즌까지 류택현의 통산 홀드 기록은 122홀드이다.

 
 
▲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트윈스 대 두산 베어스 경기. 2회초 무사 두산 이원석이 좌측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창단 이래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에는 손승락이 있었다.

올 시즌 46세이브로 아쉽게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47세이브 (삼성 오승환 2006년, 2011년)와 타이를 이루진 못했지만 4월 30일 대구 삼성 전에서 11번째 경기만에 10세이브를 선점, 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기록을 한 경기 줄였다.

종전 기록은 오승환(2006년, 2011년)과 전 두산 프록터(2012년)의 12경기. 이 날 세이브로 역대 11번째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한 투수가 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린 손승락은 7월 9일 목동 롯데 전에서 역대 14번째로 100세이브를 달성, 명실상부한 특급 마무리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올 시즌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장성호는 9월 17일 사직 넥센 전에서 역대 7번째로 2천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2012 시즌 이미 2천안타를 달성했던 장성호는, 양준혁과 전준호(전 히어로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2천경기 출장과 2천안타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롯데 투수 강영식은 8월 15일 사직 넥센 전에 등판, 32세 1개월 29일의 나이로 최연소 투수 600경기 출장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13번째. 이어 강영식은 9월 23일에는 잠실 두산 전에서 시즌 50번째 경기에 등판, 역대 3번째로 7년 연속 50경기에 출장하며 꾸준함을 입증했다. 강영식보다 더 많은 연속 년도 50경기 출장을 기록을 갖고 있는 투수는 13년 연속 기록을 보유한 조웅천(전 SK)외엔 없다.

 
 
▲ 5일 넥센과의 홈경기를 끝으로 2013시즌을 마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팬들과 하이파브하며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SK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잔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3루수 최정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올 시즌 28홈런으로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최정은 8월 3일 문학 두산 전에서 역대 13번째로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으며 8월 25일 마산 NC 전에서는 본인의 시즌 20번째 도루를 성공하며 역대 37번째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2012 시즌 이미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바가 있는 최정은 이로써 박재홍(현대 96~98), 양준혁(삼성 96~97), 이종범(해태 96~97), 송지만(한화 99~00), 클락(한화-히어로즈 08~09)에 이어 역대 6번째로 2년 연속 20-20을 달성,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임을 입증했다.

도루부문에서는 베테랑들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LG 박용택은 8월 17일 군산 KIA전에서 시즌 10번째 도루를 성공하며 데뷔 첫해였던 2002년부터 올 시즌 까지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역대 4번째에 해당하는 진기록. FA 계약으로 KIA에 새 둥지를 튼 KIA 김주찬,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하는 두산 이종욱과 SK 정근우도 나란히 8년 연속 20도루에 성공했다. 역대 3,4,5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감독 중에서는 9년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한화 김응용 감독이 이미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감독 부문 최다 기록 숫자를 경신했다.

김응용 감독은 8월 3일 마산 NC 전서 승리해 국내 감독 최초로 1천500승 고지를 밟는 등 올 시즌까지 1천518승을 기록해 2위 김성근(전 SK)감독의 1천234승과 더욱 격차를 벌렸다. 김응용 감독은 9월 27일 마산 NC전에서는 최초로 감독 2천800경기 출장을 달성, 올 시즌까지 통산 2천807경기(2위 김성근 2천327경기)에 출장해 이 기록 또한 당분간 깨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