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귀화' 안현수 1000m 은메달. 러시아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3일 오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500m 예선 경기에서 앞서 트랙을 돌며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8ㆍ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안방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남자 대표팀은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박세영(20·단국대)이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7초77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에이스'로 믿었던 신다운(20·서울시청)은 남자 1,000m 예선에서 임페딩 반칙을 지적받아 탈락한 데 이어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는 다른 선수와 충돌하지도 않았는데 마커를 건드려 넘어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이로써 한국은 전날 남자 1,500m에서 이한빈(25·서울시청·2분16초760)의 은메달과 500m 박세영(42초301)의 동메달을 보태 이번 대회를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마쳤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시즌까지 에이스로 활약하던 곽윤기(서울시청)가 탈락했고 노진규(한국체대)는 올림픽 개인종목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는 바람에 주축의 면면이급격히 바뀐 상황이다.

그나마 월드컵에서는 개인전 출전 자격이 있는 노진규가 1차 대회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부상으로 이탈해 대들보 둘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셈이 됐다.

한국은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자존심을 구겼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진출권이 걸려 있는 월드컵 3ㆍ4차 대회 성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러시아 귀화' 안현수 1000m 은메달. 6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1000m 남자 결승전에서 중국 우다징이 러시아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을 간발의 차로 앞선 채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번번이 안현수에 당한 꼴이었다. 대회 전부터 우려됐던 큰 경기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전날 1,500m에서 이한빈, 신다운, 김윤재(23·서울일반) 등 3명이나 결승에 진출하고도 샤를 아믈랭(1위·캐나다), 안현수(3위)를 막지 못해 은메달 1개를 따냈다.

이날 1,000m에서는 혼자 결승에 오른 박세영이 우다징(1위·중국)과 안현수(2위)에게 스케이팅 기술, 머리 싸움에서 모두 패했다. 남자 계주 역시 경기 중반까지 러시아에 이어 2위를 유지하다가 신다운이 허무하게 넘어졌다.

반면 안현수는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전날 500m에서 40초764의 기록으로 금메달, 1,000m 은메달, 1,500m 동메달, 남자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안현수 귀화 이유는 2008년 1월 무릎뼈가 부러진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고, 거듭된 부상과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이 겹친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안현수 귀화 이유는 소속팀 해체 등 거듭된 악재로 인한 선수생활의 갈림길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다.

여자 대표팀은 세계 최강을 자부하기에 충분한 실적을 냈다.

심석희(16·세화여고)는 이날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30초546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올 시즌 두 대회 연속,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8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계주 3,000m에서도 여유롭게 우승, 전날 김아랑(18·전주제일고)이 정상에 오른 1,500m를 포함해 금메달 3개를 싹쓸이 했다. 심석희와 김아랑은 대회 2관왕이다.

/신창윤기자

 
 
▲ '러시아 귀화' 안현수 1000m 은메달. 6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김동성이 러시아 안현수(빅토르 안)에게 은메달을 시상한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러시아 귀화' 안현수 1000m 은메달. 러시아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한국의 이한빈(가운데)이 3일 오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500m 예선 경기에서 나란히 코너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 '러시아 귀화' 안현수 1000m 은메달. 러시아 대표팀 안현수(181번,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4일 오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예선 경기에서 코너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