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맞벌이하는 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우려가 외벌이 가정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소영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7일 발표한 논문 '학교폭력 가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정적 요인 연구'에서 학교폭력 가해 행동에 부모의 맞벌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강 연구관은 지난 4~7월 수도권에 근무하는 학교전담경찰관 20명과 학부모 15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경험 사례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 가정 형태와 분위기 등 요인을 분석했다.

면접 결과 가해학생의 가정 형태는 양부모 가정이 60%로 결손 가정보다 많았으나 이중 74.3%가 맞벌이 가정이었다.

가정적 요인으로는 인성·가정교육 결여가 8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무관심·방임·감독 소홀 68.6%, 낮은 애착관계 62.9%, 낮은 정서적 지지 51.4%, 학업에의 관심 저조 42.9% 등이다. 답변에는 복수 응답을 허용했다.

가해학생의 가정 분위기는 잦은 언어폭력에 노출된 경우가 34.3%로 직접 학대·부모간 폭력 목격(각 17.1%)보다 많았다.

아울러 면접자 다수는 학교폭력 해결 과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나서고 지나치게 간섭할 경우 가해학생이 스스로 반성하고 사과할 기회를 박탈당해 죄의식 없이 또 다른 학교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관은 "맞벌이 시대에 맞춰 직장에서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해 자녀 상담법, 학교폭력 조기 인지방법, 가정 내 언어폭력의 심각성 등을 알려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