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진행하는 '오픈하우스-관계자외출입금지' 참가자들이 행복한대극장 무대 위 에서 조명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2시, 예술단페스티벌이 진행중인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무대에서는 도립국악단원들이 '축제'공연의 리허설에 열중해 있었다.

악기를 배치하고 음향을 체크하는 와중에 별안간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곧이어 밝아졌다. 이내 무대가 파란색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별모양 조명이 무대를 수놓는가 하면 번쩍번쩍거리며 흥겨운(?)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 시간 객석 뒤쪽에 숨어있는 조명실에서는 조명감독이 20명의 방문객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좁은 공간을 꽉 채운 방문객의 눈은 조명감독의 손에 고정돼 있었다.

그는 예의 무대만큼이나 현란한 손동작으로 다양한 조명기술을 선보였다. 무대의 조명이 바뀔 때마다 방문객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예술단페스티벌의 야심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오픈하우스-관계자외 출입금지' 참가자 20여명은 이날 공연 리허설 장면을 비롯해 조명실, 음향실, 영상실, 악기실, 분장실 등 무대 뒷공간과 갤러리, 사무공간과 사장실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내부를 샅샅이 탐색했다.

대당 2억원이 넘는 그랜드피아노를 직접 연주해 보기도하고, 유압사다리를 타고 10m가 넘는 무대 천장까지 구경하며 무대에 더 가까워지고 공연을 더 이해하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평소 관객이 없는 시간에도 공연장 곳곳에서 무대를 준비하는 숨은 일꾼들과 관객이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무대감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무대 전문가들은 오픈하우스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각 장소의 기능과 역할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백기범 조명조정실 실장은 "2004년부터 10년 가까이 일하는 동안 조명실에 이렇게 많은 손님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며 "무대와 공연을 새롭게 보게되는 계기가 될 것 같고, 오늘 경험이 씨앗이 돼 이들 중 어느 누군가 훗날 전당에서 일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정진씨는 "그동안 공연을 보면서도 준비과정이나 스태프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는데, 보이는 부분 못지않게 뒤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공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고 아이들과 공연을 보는 일이 더 즐거워질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당 관계자는 "공연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스태프들이 다니는 동선으로 코스를 정했다"며 "시설이 오래되기도 하고 관객 편의와는 거리가 먼 장소들이라 불편해 하실까봐 걱정도 했지만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 것 이상으로 관심을 갖고 즐겁게 관람해서 기쁘다"고 전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