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주성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
얼마 전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그동안 친분을 쌓았던 식당 사장의 넋두리를 들었다. 그는 경기불황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이 거의 반토막이 나 임대료, 직원 월급 등을 주기가 버겁고 농산물 원가도 많이 올라 음식 팔아 반절 이상 남긴다는 말은 옛말이라고 푸념을 쏟아냈다. 이러한 하소연을 듣다보니 비단 영세한 자영업자의 상황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매월 조사해서 발표하는 중소제조업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지난 8월 38개월 만에 최저치인 80.8을 기록했다. 지속된 경기침체로 내수부진, 자금난 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는 중소기업인들의 말이 그냥 빈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경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마련돼 중소기업들이 신바람 나게 기업을 경영하는 살 맛 나는 세상은 그냥 꿈인 것일까.

올해 초 새 정부가 출범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의 4대 국정기조를 제창하며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대·중소기업간 상생,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로 역동적인 기업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중소기업은 '9988'이라는 말이 대변하듯 고용과 사업체 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경제의 근간이다. 경제 살리기는 바로 중소기업 살리기이며, 새 정부 국정과제 핵심 축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라는 당위성은 여기에서 도출된다. 결국 해답은 '중소기업'에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중소기업인들은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주저없이 말한다. 이어 중소기업을 차별하는 법제도, 비용전가 행위, 일감 몰아주기, 사업영역 침해 등을 중소기업 경영애로의 대표적 사례로 든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소기업계가 그동안 제기해온 '경제3불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중소기업이 노력한 만큼 제 값을 받아야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해 중산층을 복원,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이는 과잉규제로 대기업을 옥죄고 시장경제를 위축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원칙과 신뢰가 살아 숨쉬는 공정한 경제구조를 만들고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문화로 정착시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확고히 하자는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중소기업계가 중심이 돼 운영하고 있는 창조경제확산위원회, 경제민주화 범중소기업협의회와 손톱 밑 가시를 뽑기 위한 과제발굴, 건의활동 등은 바로 이러한 것들을 합리적으로 풀기 위한 것이다. 특히 '손톱 밑 가시'로 상징되는 규제완화 등 중소기업 걸림돌 제거는 정부, 국회, 중소기업 유관단체 등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공정 경쟁을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글로벌화에 힘써 히든챔피언으로 세계를 누비는 꿈을 꾸고 있다.

경제 살리기는 바로 중소기업 살리기이며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로 대변되는 경제부흥의 시발점이다. 그 한가운데에는 320만 중소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중소기업인들에게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복돋아 주고, 중소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적극 조성하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건전한 성장사다리와 건실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선주성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