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중 결정하는 새누리당 경기도당 위원장 선출을 놓고 경기지역 정가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3일 위원장 후보로 등록한 이재영(평택을)·함진규(시흥갑) 의원의 신경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이른바 경기지역 맹주격인 '홍문종사단'의 막후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30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비로 경쟁 분위기는 잠잠한 소강 국면이지만 물밑기류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과 달리 새로 선출되는 위원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 지휘하고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헤게모니 싸움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현재로선 가장 먼저 후보에 등록한 이재영 의원의 분위기가 대세로 흐르고 있다.

도당 수석 부위원장을 두 차례 하면서 조직을 장악해 온데다 홍문종 사무총장의 직계로 활약하면서 '2인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화성갑 보궐선거 지역을 드나들며 실제적으로 도당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도전장을 낸 함 의원이 대법원 재판에 계류중인 이 의원의 신상 문제를 제기, 셈이 복잡해졌다.

같은 '홍문종계'로 알려진 그가 명분상으론 선거법에 연루된 이 의원의 대법원 재판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홍 총장이 뒤에서 도당을 움직이는 전횡을 막기 위한 견제구라는 해석도 있다.

막후에서 누군가 실력자가 공천권을 휘두를 경우 차기 경기도지사는 물론 시장·군수 후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함 의원은 이날 경인일보 기자와 만나 "이 의원과 평소 가깝기 때문에 사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대법원 재판에 계류중인 사람이 도당을 맡는 것은 고려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도당위원장은 후보 공천권도 가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홍 총장의 개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다만 화성갑 선거가 임박해지고 민주당에서 경기도 사정에 밝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나오면서 조기에 공모에 들어간 것"이라며 "두 차례 도당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면서 여러 사람들로 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나온 것"이라고 배후설을 일축했다.

한때 같은 '홍문종계'로 활동한 두 사람이 지방권력의 상징인 '도당' 자리를 놓고 격전하는 모습을 두고 지역정가에선 다양한 관전평이 나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정의종·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