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김지수가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은 넥센 히어로즈가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로 두산 베어스를 잡고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눈앞에 뒀다. 이틀 연속 끝내기는 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 역대 처음이다.
넥센은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2-2로 맞선 10회말 1사 3루에서 김지수의 끝내기 우중간 적시타가 터져 3-2로 이겼다.
전날 1차전에서도 9회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4-3으로 승리한 넥센은 이틀 연속 끝내기로 홈 2연전 승리를 싹쓸이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남은 세 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돼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하는 넥센으로서는 정규리그 2위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10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넥센 한현희가 승리투수가 됐고, 역시 10회 마운드에 오른 두산 오현택이 패전의 멍에를 썼다.
두산은 불펜진의 난조와 잇단 실책으로 자멸하며 일찌감기 가을 야구를 접을 위기에 놓였다.
두 팀은 하루 쉬고 11일 오후 6시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
▲ 9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 10회말 1사 3루, 넥센 김지수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
포스트시즌을 처음 맞는 왼손잡이 선발 투수 앤디 밴헤켄(넥센)과 유희관(두산)이 나란히 7⅓이닝 동안 1실점만 하는 호투로 경기는 의외의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밴헤켄이 4안타와 볼넷 하나만 주고 삼진 6개를 곁들였고, 유희관도 3안타와 사4구 6개를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았다. 둘다 1실점씩 기록했지만 주자를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이어 던진 불펜진의 난조로 떠안은 점수였다.
밴헤켄은 1회 첫 타자 이종욱의 중전안타 이후 4회 1사 후 민병헌에게 우전안타를 얻어맞을 때까지 탈삼진 5개를 포함해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넥센 타자들도 시속 130㎞대의 직구를 던지는 유희관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였다.
유희관은 제구가 불안했지만 2회 안타와 사구 2개로 2사 만루 상황에 몰리는 등 4, 7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두산은 4회 1사 1루에서 4번 타자 김현수가 2루수 앞 병살타를 때리고, 6회 1사 1루에서는 김재호가 2루 도루에 실패하는 등 그나마 찾아온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6회 기습 번트 안타로 살아나간 정수빈이 송구가 우익수 쪽으로 빠진 사이 2루까지 달리다 잡혀 맥을 끊기도 했다.
두산은 결국 8회 첫 타자 홍성흔이 볼넷을 골라 다시 기회를 열었다.
이원석의 보내기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넥센은 밴헤켄을 내리고 역시 왼손 투수인 강윤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강윤구가 오재원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3루가 되자 넥센은 전날 1⅓이닝을 던진 마무리 손승락을 바로 마운드에 올려 승부수를 띄웠다.
두산도 최재훈 타석 때 최준석을 대타로 내려다가 투수가 오른손 손승락으로 바뀌자 다시 왼손 타자 오재일로 바꿔 역시 승부를 걸었다.
오재일은 유격수 땅볼을 쳐 1루 주자가 2루에서 잡혔지만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천금 값은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두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
▲ 9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로 3대2 역전승을 거둔 넥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바로 넥센이 8횐말 선두타자 서건창의 볼넷에 이은 서동욱의 보내기번트로 1사 2루의 찬스를 잡자 두산도 투수를 홍상삼으로 교체했다.
홍상삼은 이택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끄는 듯했지만 박병호 타석 때 두 차례 폭투로 2루 주자 서동욱을 홈까지 밟게 해 동점을 허용했다.
박병호마저 볼넷으로 출루시킨 홍상삼은 강정호 타석 때 다시 폭투를 기록,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폭투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넥센의 기쁨 역시 잠시였다. 두산은 9회 선두타자 이종욱이 볼넷을 고른 뒤 2루 도루에 성공하자 정수빈에게 보내기 번트를 대게 했다.
하지만 번트 타구를 잡은 넥센 투수 손승락이 3루를 쳐다본 뒤 급하게 1루로 던졌다가 공이 뒤로 빠지는 바람에 이종욱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패색이 짙던 넥센은 9회말 첫 타자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 다시 찬스를 잡았다.
이어 두산의 바뀐 투수 정재훈을 상대로 대타 장기영의 보내기번트와 유한준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의 결정적 국면을 맞았다.
두산 투수는 다시 윤명준으로 바뀌었고 대타 문우람 타석 때 유한준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문우람마저 볼넷을 골라 만루로 찬스가 이어졌다.
그러자 두산 마운드에는 김선우가 올랐다. 넥센은 서건창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서동욱이 삼진, 이택근이 2루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나 결국 준플레이오프 사상 12번째 연장전을 맞게 됐다.
한현희가 10회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주자를 1,2루에 뒀지만 실점없이 막은 뒤 넥센은 10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몸에맞는 공으로 살아나가 다시 기회를 맞았다. 강정호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김지수 타석 때 투수 오현택의 1루 견제구가 뒤로 빠져 박병호는 3루에 안착했다.
그러고는 김지수가 우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적시타를 날려 치열했던 승부를 갈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