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개 배설물보다도 싫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회가 아니라 미국 의회가 그렇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미 연방정부 잠정예산안이 의회의 브레이크로 통과가 안돼 지난 1일 정부가 셧다운(휴업) 사태에 빠지자 민주당계 조사기관인 PPP가 지난 4~6일 여론조사를 했다. 의회가 미우면 얼마나 미우냐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지지율은 단 8%, 불지지율이 무려 86%였다. 그런데 조사기관의 센스가 특출하다고나 할까, '그럼 그냥 싫다고 할 게 아니라 물질에 비유한다면 뭐보다도 싫은가'고 물었다. 그 결과 놀랍게도 'piles(치질)보다도 싫다'가 53%, 'dog dung(개 배설물)보다도 싫다'가 47%, 'black beetle(바퀴벌레)보다도 싫다'가 44%였다. 하지만 독가스 살포로 국민을 학살한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Assad)나 러시아의 푸틴보다는 혐오도(嫌惡度)가 낮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TV 공동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발목 잡는 하원의 야당(공화당) 의원 잘못이라는 답이 53%였다는 거야 그렇다 치고 오바마 대통령의 잘못이라는 대답도 31%, 쌍방이 잘못이라는 응답 역시 13%였다. 그렇다면 그 하원 의원들이 치질이나 개 배설물, 바퀴벌레보다도 싫다면 31% 잘못의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에 비유할 정도로 싫다는 것인가. 오바마는 작금 피가 마를 것이다. 국채(國債) 발행을 확대, 정부 부채 상환을 해야 하는데도 못한 채 17일의 채무 상한(上限)을 넘긴다면 미국사상 초유의 채무불이행(default) 사태를 초래, 그의 정권에 치명적인 오점이 찍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존 베이너(Boehner) 하원의장과의 11일 전화회담도 효과가 없고 진전은 없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엔 1급 타산지석 감이다. 국가 부채가 480조3천억원으로 500조원에 근접했고 복지예산 팽창으로 900조 부채의 위기가 닥칠 거라는 설의 정부도 그렇고 국회는 어떤가. 사사건건 발목만 잡는 야당이나 '국회후진화법'도 아닌 '선진화법'에 묶여 옴치고 뛸 수도 없는 무능한 여당 의원은 또 치질이나 개 배설물, 바퀴벌레가 아닌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박테리아 종류나 뱀 따위 파충류?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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