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의 해외 매각에 대해 줄곧 반대입장을 고수했던 대우차 노조 집행부
가 현재 진행중인 미국 GM(제너럴 모터스)과의 매각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특히 노조 집행부는 매각 찬성입장
의 정상화추진위원회(정추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 노조위원장을 노조 고
문으로 임명키로 하는 등 '노·노 갈등' 해소에 나서 GM과의 매각협상에서
우리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대우차 노조에 따르면 김일섭위원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긴급
호소문을 통해 “지금은 GM매각을 놓고 소모적인 찬반논쟁을 벌일 때가 아
니다”며 “노조는 GM으로의 매각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조합원과 간부들의
의견을 수렴, 다각적이고 세밀한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달 말께 대의원 대회를 소집, 조합원들의 의견에 따라 GM매각
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한편 노조와 정추위가 함께 참여하는 비상대책위
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를 위해 정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은구 전노조위원장(11, 15대)
을 고문으로 임명, 노조의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권한을 부여키로 했다.
이에따라 노조가 지금까지의 GM매각 저지 활동에서 탈피, GM매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부평공장 유지, 고용 전원 승계를 요구하는 쪽으로 활동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매각 반대에서 찬성으로 기조를 완전히 바꿨다는
의미는 아니며 GM매각에 각종 변수가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노
조도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위원장의 호소문에 대해 조합원과 정리해고자 등은 노조게시판에서
격렬한 지지 또는 반대논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