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 중 지성의 악행은 '비밀'의 긴장감을 이끄는 힘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뺑소니로 잃은 재벌 2세의 순정, 짙게 드리워진 복수심은 드라마 테두리 안의 모든 이들의 삶을 바꿔놓는다.
지성의 악행은 언제나 황정음을 향해 날이 서 있다. 가석방을 방해하기 위해 동료의 모함을 받게 하는가 하면, '아동 학대죄'로 자신이 기르던 아들마저 빼앗아간다. 급기야 그가 사랑하는 연인 배수빈을 시험에 들게 해 갈라놓는다.
아이에 대한 그리움에 몸부림치는 황정음을 향해 "살기 좋은가 봐. 얼굴이 더 좋아졌다. 안에 있을 때 편하게 지내"란 말로 비웃는 남자. 돈을 이용해 사람들을 괴롭히고 인간성을 유린하고 법을 기만하는 남자. 황정음이 '비밀'을 통해 얻은 '비련의 여인'이란 타이틀은 지성의 악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간의 탈을 쓴 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의 악행이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악행이 더 독해질수록 시청자들의 사랑은 더욱 뜨거워졌다. 1회 5.3%로 시작한 시청률은 어느덧 15.3%(닐슨 코리아)까지 뛰어올랐다.
독하게 이어지는 악행에도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었던 기본적인 베이스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있다.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좌절감과 진한 그리움, 뜨거운 연민이 있었기에 '복수'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특히, '비밀'은 '복수'란 1차원 적인 드라마로 끝나지 않았다. 자신으로 인해 파멸해 가는 황정음을 바라보며 느끼는 연민과 사랑 그리고 이 같은 감정에서 빠져나가려는 지성의 몸부림이 더해지면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SBS '보스를 지켜라', MBC '뉴 하트' 등 작품에서 훈훈한 미소로 '젠틀'이란 이미지로 입지를 굳혔던 지성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변신이었기에 더욱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밀'을 이끈 스토리의 중심은 뺑소니 범인을 황정음으로 알고 있는 지성의 오해였지만 이 같은 오해는 지난 23일 방송을 통해 사실상 허물어졌다.
지성은 배수빈을 향해 "뭘 숨기는 지 나보다 더 알 거다. 궁금하다. 세상에 영원히 지킬 수 있는 비밀이 있는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면서 그간 뒤엉켰던 오해가 진실에 다가갔음을 알렸다.
황정음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반전이 예고된 가운데 '비밀'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비밀이 서서히 베일을 벗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비밀'은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