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적지에서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한국시리즈(7전4승제) 3차전에서 선발투수 장원삼의 호투와 구원진의 철벽 계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3-2로 물리쳤다.
1,2차전을 맥없이 내줬던 삼성은 이로써 1승2패로 추격에 나서며 한국시리즈를 장기전으로 끌고 갈 채비를 마쳤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2연패를 당한 팀은 16번 나왔지만, 역전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007년 SK 와이번스뿐이었다.
나머지 15번은 2연승을 거둔 팀이 모두 우승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먼저 2연승을 거두고도 시리즈를 역전당한 팀은 2007년 두산이었다.
반면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역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3차전 삼성 승리의 원동력은 마운드였다.
선발 장원삼은 6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4안타 2실점으로 물오른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장원삼에 이어 안지만(7회)-차우찬(8회)-오승환(9회)이 줄줄이 마운드에 올라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특히 이틀전 무려 4이닝을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됐던 '수호신' 오승환은 9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해 건재함을 알렸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4회초 삼성쪽으로 기울었다.
삼성은 박석민이 좌월 2루타, 최형우는 중전안타를 쳐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채태인이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이승엽이 볼넷을 골라 1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박한이가 내야땅볼을 쳤으나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더듬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삼성이 선취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이지영의 좌익수 뜬공으로 다시 1점을 추가, 2-0으로 앞섰다.
두산 벤치는 4회초 2실점하는 동안 코치들이 두 차례나 마운드에 오르는 실수를 저질러 선발투수 유희관이 교체되고 말았다.
야구 규칙상 코치가 한 이닝 동안 마운드에 두 번 올라 투수와 대화를 나누면 무조건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유희관은 불과 3⅔이닝 동안 투구수 52개밖에 기록하지 않았지만 구원투수 변진수에게 공을 넘겨야 했다.
삼성은 7회에도 두산 실책을 틈타 알토란같은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박한이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보내기 번트로 2루까지 갔다.
이어 박한이는 기습적인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두산 불펜투수 홍상삼의 폭투 때 여유있게 홈을 밟아 삼성이 3-0으로 앞섰다.
6회까지 2안타에 그치던 두산은 7회말에야 타선이 터졌다.
1사 후 타석에 나선 홍성흔은 볼카운트 2B-2S에서 장원삼의 6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두산은 이어 오재원도 우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삼성 벤치는 선발 장원삼을 내리고 안지만을 투입했으나 두산은 손시헌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2-3으로 따라붙었다.
두산은 계속된 1사 1루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1점차로 쫓긴 삼성은 8회말 차우찬, 9회말에는 '수호신' 오승환을 투입해 1점 차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오승환은 자신이 보유중인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 기록을 9개로 경신했다.
두산은 2승1패로 앞서 있지만 주전 3루수 이원석이 옆구리 근육증으로 결장한 데 이어 2루수 오재원마저 이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실려나가 팀 전력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4차전은 2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이재우, 삼성은 배영수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