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노선 52.85㎞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수원 고색~화성 어천(6.42㎞) 구간이 내년 상반기에나 첫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수원~인천을 오가야 할 수인선은 인천에서 출발한 전철이 화성 어천까지밖에 가지 못하는 절름발이 철도가 될 처지가 됐다.
수인선과 분당선을 연결해 인천~수원~성남~서울까지 잇는 '수도권 서남부 도시철도망'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천리 둑'이 '개미구멍'으로 무너지는 형국이다. ┃위치도 참조
■ 수원 고색~화성 어천 구간, 왜 아직 착공 못하나
수인선은 성남~서울을 잇는 분당선과 더불어 수도권 서남부 도시철도망의 한 축으로,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다.
이 중 오이도~한양대앞(12.1㎞) 구간은 기존 4호선을 이용키로 했고, 송도~오이도(13.1㎞) 구간은 지난해 6월 개통됐다.
그러나 고색~어천 구간의 공사 지연으로 인해 수인선의 2015년 말 개통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초 지상노선으로 5년이면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이 구간은 지난 3월 지하노선 변경이 확정됐다.
2011년부터 지하화를 요구해 온 수원시와 공사를 주관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이 추가 비용 부담 등을 두고 2년여간 협의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공단은 현재 진행중인 지하화 변경 설계를 올해안으로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에 들어선다는 계획이지만, 지하노선 공사가 지상노선보다 1.5배가량 길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20년 개통마저도 불투명하다.
이에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공단측에 고색~어천 구간의 조속한 착공을 주문했고,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이노근(새·서울 노원갑) 의원도 지난 22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수원~안산을 잇는 구간 전체, 나아가 수인선 전반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수도권 서남부 연결하는 도시철도망에 차질 우려…정부 SOC 예산 축소도 변수
27일 수원시는 분당선 연장선 미개통 구간인 수원 망포~수원역(5.2㎞) 구간이 다음달 29일 정식 개통한다고 밝혔다.
분당선의 완공으로 서울 왕십리부터 수원까지는 1시간 접근이 가능해졌지만, 수도권 서남부 도시철도망의 나머지 한 축인 수인선의 완전 개통은 요원한 실정이다. 인천부터 서울까지 전철이 닿도록 한다는 계획도 반토막날 처지인 것이다.
정부의 SOC 예산 축소 방침도 수인선 개통시기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내년도 철도 예산은 올해보다 1.7%가 줄었고, 도시철도 예산은 21%가 축소됐다.
공단 관계자는 "작업조를 더 투입하고, 공기를 줄일 수 있는 공법을 적용해 어떻게든 고색~어천 구간의 공사를 2016년 말까지 끝낼 계획이지만, 그것도 예산 투입이 원활하게 이뤄질때 일"이라며 "정부가 SOC 예산을 전반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라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확정된 계획인 만큼 예산 감액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수도권 교통난 해소에 수인선이 하루빨리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