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지 개인전 '노마딕 스트레인저(Nomadic Stranger)'가 파주 헤이리 ADAMAS253 갤러리에서 1~26일까지 열린다. 김일지의 작업은 유목인(nomadic), 즉 늘 이방인(stranger)의 삶이었음을 고백함으로써 시작된다.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를 넘나들며 유년기를 보낸 그의 작품들에는 문화 다양성을 넘어 문화적 충돌, 혼돈, 이질감 속에서 동감을 구하며 자기 주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김일지의 작품 속에는 기하학적 '원', 숫자 '0', 알파벳의 'O', 한글의 '이응' 등 원형이 자주 등장한다.
이 원형의 코드는 채워지기도 비워지기도 하고, 속도가 붙는가 하면 화면에서 정지하기도 하고, 커졌다 줄어들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흩어지다 결집되기도 하며 단추나 단춧구멍 따위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우고, 만들고, 버리며 지속적인 작법으로 드러내고 있는 코드 'O'은 마치 수련과 같은 행위로 해석되며, 이러한 행위는 자기 자신을 구축하고 예술, 타자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주체가 된다.
이민과 유목, 문화다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혼돈된 문화충돌과 그 속에서 무수히 범람하는 생각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동시에 부드러운 조화로 귀결짓는 작가적 사고의 흔적들이 작품에 드러난다.
김일지는 끊임없는 작가적 사유를 통해 예술이라는 해답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되묻는다. 문의:(031)949-0269
인천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고윤의 17번째 개인전 '세월'展이 오는 20일까지 인천 미추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린다.
고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세월' '향수' '노인' '낙원' 등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물을 명증하기 위해 그 사물에 대한 디테일보다는 추상성을 추구함으로써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
이를 위해 작가는 캔버스에 물감을 반복적으로 노정시킴으로써 고유한 물성을 드러내고 다시 일정부분을 깎거나 긁어냄으로써 물성의 유동을 제어하는 가운데 작가적 욕망을 드러내곤 했다.
미술평론가 이경모는 "고윤 작가는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이를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형을 변형하거나 혹은 단순화시키고, 때로는 특정부분을 강조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예술적 경험과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면서 "이는 사물의 심층에 접근하는 통로이자 삶과 현실에 대한 진정한 각성의 여정이며 자신의 예술을 실험의 과정에 점입시키고자 하는 작가 정신의 발로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윤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인천시 초대작가회 원로작가, 경인미술대전 초대작가, 인천시 환경미술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032-461-0824, 010-8225-0824
/민정주·김도현기자